[Cover Story] 홈쇼핑사 소폭 성장세 유지…TV채널 매출 둔화 등 수익성 개선이 숙제

입력 2016-07-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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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황 분석

김태홍 < 유안타증권 연구원 taehong.kim@yuantakorea.com >



미국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은 경기에 대한 관심 외에도 천문학적인 광고 단가로 유명하다. 올해엔 30초당 최고 500만달러(약 60억원)를 내야 광고 시간을 잡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내면서까지 광고를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한 번에 수많은 시청자 즉,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또는 제품)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볼 경기 시간은 단 1시간에 불과하지만 시청자 수가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많은 1억명에 이른다.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비싼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다.

국내 소비시장에서 홈쇼핑이 막강한 유통채널로 떠오른 것도 맥락이 비슷하다. 수많은 시청자(소비자)에게 특정 제품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유통채널인 동시에 광고채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본방 사수’를 부탁하는 시대

하지만 최근 들어 홈쇼핑의 경쟁력은 예전만 못하다. 가장 큰 배경은 TV를 ‘제때’ 보는 시청자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는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보인다.

요즘 새로운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출연진이 시청자들에게 본방 사수를 독려하거나 시청률 공약을 내거는 일이 빈번하다. TV를 제때(홈쇼핑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때) 보는 대신 재방송(다시 보기 포함)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시청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중간 또는 말미에 채널을 돌리는 찰나 즉, 재핑(zapping) 효과를 노리는 홈쇼핑 입장에서는 잠재적 소비자의 꾸준한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홈쇼핑 업체들의 최근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의 취급액은 아직까지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홈쇼핑 3사(CJ, GS, 현대)의 합산 취급액은 연간 약 5.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홈쇼핑 본연의 강점을 지닌 TV채널의 취급액 성장률은 2% 수준으로 낮아진 데다 2013년 이후 오히려 취급액이 전년 대비 줄어들고(-1.1%) 있다. 게다가 TV로 판매되는 상품이 가장 수익성이 좋다는 점에서 성장성 둔화뿐 아니라 수익성 악화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의 급격한 성장 덕분에 홈쇼핑 업체들 역시 모바일을 통한 취급액 확대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시장보다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채널에서 수익을 창출하기는 아직 홈쇼핑 업체들의 경쟁력이 농익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예를 들었던 슈퍼볼 광고 효과가 예전만 못함에도 시간당 광고단가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은 홈쇼핑 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홈쇼핑이 수많은 시청자에게 동시에 방송 화면을 송출하는 대신 지불하는 채널사용료 즉, 송茱梔値嘯?시청자 감소와 시들해진 인기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홈쇼핑 업체들은 TV채널을 통한 매출이 둔화 또는 감소하고 있음에도 매년 송출수수료를 인상해주고 있다. 올해 역시 5~6% 수준의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TV채널 취급액 감소와 상품마진 하락, 거기에 비용 부담 증가까지 더해진 결과 최근 3년간 홈쇼핑 업체들의 영업이익 규모는 매년 7~8%씩 줄어들고 있다. 결국 홈쇼핑 업체들은 남다른 상품 또는 판매방식 등을 통해 TV 상품 매출을 회복하는 한편 높은 광고단가 즉, 송출수수료 부담을 현실에 맞게 낮추면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관건

이른 시일 내 홈쇼핑 업체의 차별화가 진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모바일을 제외하면 취급액의 추세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판로(채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몇 년간 모바일 채널 강화를 위해 투입된 비용에 대한 효율화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판관비 부담은 예년 대비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송출수수료 협상은 기대만큼 낙관적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홈쇼핑의 영업정지 이슈는 경쟁 채널의 시청자(매출) 증가라는 반사이익보다 중징계 리스크가 공히 적용될 것이라는 부담감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업체들의 회복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업체별로 그간의 영업활동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와 납품업체들과의 관계 등을 통해 홈쇼핑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상품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재편求?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홈쇼핑 업체들이 이러한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빠른 회복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단순히 취급액 증대에 치중하기보다 여타 유통채널과 차별화된 TV 상품 중심의 매출 창출에 집중하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김태홍 < 유안타증권 연구원 taehong.kim@yuanta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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