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진 기자 ] 대표적인 ‘리츠주(株)’이자 자녀 상속용 장기투자 종목으로 꼽히는 맥쿼리인프라는 올 상반기 배당금을 주당 200원으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금액을 배당한다고 가정한다면 연간 배당수익률이 5%대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운용되는 144개 리츠(6월 말 기준)의 지난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8.1%에 달한다.
◆배당이 금리의 5배 수준
흔히 리츠라고 부르는 종목들의 정체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운용사가 부동산에 투자하는 법인을 세운 뒤 상장한 것이다. 모든 리츠가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리츠 가운데 상장된 리츠는 광희리츠, 케이탑리츠, 트러스제7호뿐이다. 흔히 리츠주로 부르는 맥쿼리인프라나 맵스리얼티1은 부동산 상장펀드다. 부동산 상장펀드는 자본시장법(금융위원회),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국토교통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적용되는 법률과 관할 기관은 다르지만 상품의 특징은 똑같다. 투자자들로선 리츠냐 아니냐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들 종목의 특징은 짭짤한 배당이다. 맥쿼리인프라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5.77%다. 기준금리(1.25%)의 4배를 웃돈다. 이 회사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마창대교 등 12개 인프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을지로 센터원빌딩과 경기 판교 미래에셋센터 등의 지분을 갖고 있는 맵스리얼티1(지난해 배당수익률 5.89%), 서울 당산동 철도공사부지 개발사업 등을 주도하는 광희리츠(16.1%) 등도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리츠주로 꼽힌다.
리츠주들의 몸값은 꾸준히 오름세다.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맵스리얼티1의 종가는 4305원이었다. 연초(3000원)보다 43.5% 올랐다. 맥쿼리인프라(8950원)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2.1% 뛰었다. 광희리츠(6560원)의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도 28.4%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고배당 리츠주의 몸값이 한층 더 비싸졌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기엔 독(毒)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리츠주들도 금리가 오르는 시기엔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 여러 고금리 상품이 등장하는 시기인 만큼 리츠주의 상대적인 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비용 면에서도 금리 인상기가 불리하다. 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한 조달비용이 늘어나면 배당을 위한 재원이 감소한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리츠주의 몸값은 대체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예외적인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경기 회복으로 부동산 임대료가 급등했다면 금리의 방향과 상관없이 리츠주가 비싸게 거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츠주들의 주가가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선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자산운용보고서를 꼼꼼히 봐야 한다. 해당 리츠가 어떤 자산을 담고 있으며 운용 및 임대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자료가 나와 있다. 리츠주가 얼마나 거래되는지도 미리 확 曠?둘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리츠주는 거래량이 많지 않아 현금화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급히 주식을 파느라 제값을 못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리츠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며 핵심 추진사업으로 공모 리츠 활성화를 꼽았다. 리츠 상장과 관련된 규제들이 풀린 데 힘입어 올해 하반기엔 신상품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우선 이달엔 국내 첫 호텔리츠인 ‘모두투어리츠’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리츠가 상장을 시도하는 것은 2012년 이후 4년여 만이다. 모두투어 자회사로 서울 명동과 경기 화성시에서 비즈니스호텔인 ‘스타즈호텔’ 3곳을 운영하고 있다. 모회사가 여행사라는 점은 이 종목의 주가에 ‘플러스’ 요인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해당 호텔에 투숙하게 하는 방법으로 가동률을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에는 이랜드그룹의 상업용 시설(리테일)에 투자하는 ‘이랜드리츠’가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다. 현재 사모로 운영하고 있는 ‘코크렙6호리츠’를 공모로 전환해 상장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뉴코아아울렛 평촌점·일산점, NC백화점 야탑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