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대박을 향해 뛰어라
금메달은 연금 매달 100만원
후원사 지원에 병역 혜택도
금고 이상 땐 연금자격 박탈
[ 이관우 기자 ]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영웅 양학선(24)은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뒤 돈방석에 앉았다. 1억3000여만원의 정부 포상금과 연금(경기력향상연구연금), 2억원대 아파트, 5억원의 격려금(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각계각층에서 쏟아진 성원이 10억원에 달했다. 부모님과 비닐하우스에서 살며 금메달의 꿈을 키워온 사연이 국민의 심금을 울린 덕이다. ‘세계 1인자’라는 명예는 물론 부(富)까지 한꺼번에 거머쥐는 달콤한 ‘올림픽 인생극장’이 하루아침에 펼쳐진 것이다. 206개국 1만500여명이 306개의 금메달을 놓고 오는 6일(한국시간)부터 열전을 시작하는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도 ‘금빛 대박의 꿈’은 이어진다.
◆민간 격려금이 정부보다 ‘화끈’
올림픽 메달 수상은 개인은 물론 소속 국가의 영광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시가 70만원 정도(금메달 기준)의 메달을 수여하며 선수들의 명예를 드높이 ?데 초점을 맞춘다. 각 나라 올림픽위원회는 ‘4년간의 피땀 어린 투자’에 대해 포상금과 연금으로 현실적인 보상을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말레이시아는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한 번도 금메달을 따보지 못한 이 나라는 우리 돈으로 약 4억4000만원을 금메달리스트에게 준다. 현지 노동자 최저임금이 30만원을 밑도는 걸 감안하면 ‘로또’나 다름없는 거액이다.
한국 정부도 금메달 6000만원, 은메달 3000만원, 동메달 18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이 1200만원 안팎이었으니, 16년 만에 다섯 배로 많아졌다. 올해 포상금은 2012년 런던올림픽 기준으로 동결됐다. 한국 스포츠 수준이 높아지면서 메달 개수는 늘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은 이를 따라잡지 못해서다.
이를 보완해주는 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급하는 연금이다. 월지급식으로는 금메달 100만원, 은메달 75만원, 동메달 52만5000원이다.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엔 금메달 기준 6720만원이다. 다만 메달을 아무리 많이 따도 연금은 월 지급 상한 100만원을 넘을 수 없다. 2관왕, 2연패 등 ‘의미가 남다른 메달’은 연금 일시금이 최고 50%(2연패) 가산된다.
억 단위가 넘는 진짜 대박은 협회와 후원사 등 민간에서 터진다. 리우올림픽 종목 중 가장 화끈하게 포상금을 내건 곳은 골프다. 대한골프협회는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것을 기념해 금메달 3억원, 은메달 1억5000만원, 동메달 1억원을 내걸었다. 금메달을 따면 정부 포상과 연금을 합쳐 최소 4억2720만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육상이나 수영 등 기록경기에선 한국 신기록, 올림픽 신기록, 세계신기록 등 기록 경신을 하면 협회에서 주는 500만~2000만원 수준의 ‘신기록 포상’을 덤으로 받는다.
후원사나 소속 지자체가 있는 선수는 여기에 별도의 보너스도 챙길 수 있다. 유도를 후원하는 경기 양주시는 리우올림픽 포상금으로 최고 금메달 5000만원을 내걸었다. 대기업 후원사의 보너스는 급이 다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 1개(자유형 400m), 은메달 1개(자유형 200m)를 따낸 박태환(27)은 당시 후원사인 SK텔레콤에서 1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2012년 사격 2관왕이자 올림픽 2연패를 국내 최초로 달성한 진종오(37)는 KT로부터 2억5000만원을 받았다.
남자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병역 혜택이다. 동메달만 따도 군 복무가 면제되는 만큼 메달의 경제적 가치는 그 이상이라는 게 스포츠업계의 분석이다.
◆포상금·연금은 비과세
화끈한 보상도 있지만 그만큼 지켜야 할 것도 있다. 우선 세금이다. 정부 차원에서 주는 포상금과 연금은 비과세라 세금을 안 낸다. 하지만 민간에서 주는 격려금이나 지원금, 보너스 등은 소득세(프로는 사업소득, 아마추어는 기타소득)를 적용해 최고 4.4%의 세율을 매긴다.
메달리스트의 품위를 손상하는 ‘사고’를 치면 연금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는 경우다. 다만 일시금으로 이미 받은 포상금과 연금은 회수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일시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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