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거인들 '차이나 드림' 잔혹사

입력 2016-08-02 18:58  

우버도 구글도…과도한 규제·현지업체와 출혈경쟁 못 버티고 '백기'

보조금 쏟아도 점유율 한자릿수
우버, 중국법인 디디추싱에 매각

야후·이베이도 경쟁에 밀려 철수
페북·트위터는 SNS 검열에 좌절



[ 홍윤정 기자 ] 미국 정보기술(IT) 거인들이 유독 중국 시장에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거대 시장을 잡겠다며 야심 차게 중국에 진출했다가 규제 장벽에 막히거나 토종 업체와의 출혈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고 있다. 구글, 이베이, 야후 등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인 우버가 그런 모양새다.


◆“우버, 우아한 철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버의 중국법인인 우버차이나와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 디디추싱 간 합병 추진을 ‘우아한 철수’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 우버의 미래는 유망했지만 우버 역시 백기를 들고 말았다”고 전했다.

두 회사 간 합병은 우버차이나가 디디추싱에 인수되는 방식이다. 우버는 우버차이나를 내주는 대신 디디추싱 지분 20%를 받는다. 디디추싱 계열사로 들어가는 우버차이나는 별도 브랜드를 유지하고, 디디추싱으로부터 10억달러도 투자받는다.

우버는 2013년 우버차이나를 세워 중국에 진출한 이후 운전기사들에게 매년 10억달러에 이르는 보조금을 퍼부으며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서 35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실탄을 확보했다.

성과는 좀처럼 나지 않았다. 중국의 토종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인 콰이디다처와 디디다처가 지난해 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 85%의 디디추싱으로 재탄생했다. 우버차이나의 점유율은 8%에 불과했다. 디디추싱의 견제에 우버가 더 이상 보조금 경쟁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WSJ는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디추싱이 ‘홈어드밴티지’를 누리고 있는 데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든든한 후원자도 갖고 있어 우버가 이기기 어려운 상대였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도 작용

중국 정부의 비우호적 태도도 미국 기업을 괴롭히고 있다. 규제당국은 차량공유서비스를 원가 이하로 제공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규제안을 내놨다. “디디추싱과 저가 서비스로 출혈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사실상 우버가 사용하던 보조금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워져 더 이상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야후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2013년 중국에서 포털 서비스를 접었다. 이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면 철수하기로 했다. 베이징에 남아 있던 리서치센터 폐쇄 결정으로 중국 시장을 완전히 정리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 역시 경쟁사 알리바바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3년 만에 중국 시장?포기했다. 이베이는 2003년 중국 최대 소비자 간 경매 플랫폼 업체인 ‘이치넷’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입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이베이는 사용자 위주 정책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제공하는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밀려났다.

구글은 중국 규제당국의 검열이 심해지자 스스로 짐을 쌌다.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만 해도 중국 정부의 규정과 정책심사를 준수하겠다고 동의했지만 검열이 심해지자 홍콩으로 지사를 옮겼다. 2010년 중국 소행으로 추정되는 구글 서버 해킹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등 다른 미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2009년 규제당국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서비스를 차단했다. 중국 정부는 애플의 e북 서비스인 아이북스와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튠즈 무비를 중단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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