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현 기자 ] “고등학교 졸업은 올해 2월에 했고 취업은 작년 12월에 했습니다. 삼흥정공에서 미국 보잉사의 B777 항공기의 날개 부품 조립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1차 협력업체인 삼흥정공에 입사한 김태영 군(19). 김군은 친구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해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고 있을 시기에 산업현장에서 항공기계 전문가를 꿈꾸며 땀 흘리는 자신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남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김군은 기계 만지는 것이 좋아 특성화고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인문계고에 진학했다. 고민하던 김군은 고3 때 학교로 온 공문을 우연히 봤다. 한국폴리텍대 진주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에서 고교위탁과정을 운영한다는 내용이었다. 1년간 맞춤교육을 받으면 기업체와의 사전 약정에 따라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된다. 김군은 부모님을 설득해 지원서를 냈고 맞춤교육을 받은 지 9개월 만에 삼흥정공에 입사했다.
지난해 처음 개설된 정원 30명의 이 과정에 첫해 102명이 몰렸고, 고교 내신성적·출석률 등 선발 기준을 까다롭게 바꾼 올해에도 58명이 지원했다. 한국폴리 娩?진주캠퍼스가 올해 취업보장 협약을 맺은 기업은 미래항공, 삼흥정공, 대화항공 등으로 졸업생 전원 취업이 예정돼 있다. 연봉은 3000만원 선. 학교 관계자는 “이 과정 신설로 인문계고 학생들의 불필요한 대학 진학을 줄이고 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군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며 “명문대에 갈 것도 아닌데 졸업장 받으려고 수천만원을 써가며 4년을 허비하는 건 의미없다”고 말했다.
항공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3월 입학한 민재홍 군(18·거제 제일고3)은 친구들로부터 오해를 많이 받았다. ‘범생이’가 대학에 가지 않고 기술을 배우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군은 “기술을 배워 빨리 취업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1기 졸업생 전원이 취업할 정도로 호평받는 과정이지만 애로사항도 있다. 지역 내 유망 중견·중소기업과 취업협약을 맺고 있지만 병역특례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최영수 지도교수는 “기업에서는 학생들이 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고용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군생활 2년은 경력단절 시기”라며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만 해당되는 병역특례 혜택이 위탁훈련 과정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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