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달라진 브라질 증시
올림픽 특수 기대·원자재값 상승…올들어 주가 30% 넘게 올라
'올림픽 특수 지속' 전망 엇갈려
"대형 스포츠 행사 증시에 호재"…'정국 불안' 브라질은 효과 미미
[ 김우섭 기자 ] 브라질펀드가 올림픽 기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연초 이후 4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올림픽 효과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근 10년간 올림픽,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를 치른 나라의 주가는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브라질은 국내 시위와 대통령 탄핵 등 정국 불안을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최근 10년간 하반기 상승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1개 브라질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2.40%(지난 2일 기준)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1위에 올랐다. 올림픽을 앞둔 최근 1개월 동안 6.97% 상승했다.
브라질 주가지수인 보베스파지수는 올 들어 30.92%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 유가 급락과 신용등급 강등으로 연일 폭락하던 증시 흐름이 180도 바뀐 것. 브라질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탄 것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른 데다 리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림픽 특수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최근 10년간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를 치른 국가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행사가 끝난 이후 더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치른 영국의 상반기 FTSE지수는 1.17% 오르는 데 그쳤지만 하반기엔 6.98% 상승했다. 올림픽 경기장을 임시 건물 형태로 짓는 등 ‘저비용 올림픽’을 치렀다는 평가와 관광객 증가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2010년 월드컵을 개최한 남아프리카공화국 TOP40지수도 상반기(-6.80%)보다 하반기(22.94%)에 더 좋은 흐름을 보였다. 2006년 월드컵을 개최한 독일의 DAX30지수도 하반기에 15.70% 뛰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제외하고 대형 스포츠 행사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국 불안이 관건
브라질 현지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올림픽에 대한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등 ‘올림픽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올림픽이 ‘빚잔치’로 퇴색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올림픽 주최 측이 밝힌 비용은 41억달러(약 5조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19억달러(약 24조원), 2012년 런던 올림픽 150억달러(약 17조원)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국가 재정이 열악한 브라질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월드컵이 열린 2014년 하반기 보베스파지수는 공공부문 부채 증가에 따른 우려 등으로 5.94% 하락했다.
주식시장과 환율이 최근 크게 오른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2014년 8월 말 61,288.15를 기록한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1월 말 40,405.99로 34.07% 하락한 뒤 올해 다시 30% 이상 뛰었다. 3일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당 원화 가치도 작년 최저일(9월4일)에 비해 20.09% 올랐다. 환헤지하지 않는 브라질펀드 특성상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볼 수 있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장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결정 등을 앞두고 있어 정세 불안을 감안해야 한다”며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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