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올림픽] 세계 최강 K골프…금·은·동 '싹쓸이' 노린다

입력 2016-08-04 16:11  

[ 이관우 기자 ] 112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골프는 한국 대표팀 목표인 ‘10-10’을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전략종목이다. 메이저대회 제패, 명예의 전당 입회 등 K골프 수준이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메달 획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여자 종목은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리디아 고, 쭈타누깐을 넘어라

한국은 여자종목에서 4명이 출전하는 유일한 나라다. 금메달 사냥에 나선 ‘코리안 시스터스’는 세계랭킹 5위 박인비(28·KB금융그룹), 6위 김세영(23·미래에셋), 8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 9위 양희영(27·PNS창호)이다. 세계랭킹 15위 안에 들어 있는 선수가 많아 일반 국가(2명) 대비 두 배의 출전권을 인정받았다. 그만큼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8개국 골프 단체전인 US인터내셔널크라운 대회에서도 단체 시드 1위를 꿰찼다.

리더 격인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으로 불참을 고민하다 뒤늦게 출전을 결정했다. 컨디션과 기량이 전성기 때만큼은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개인전만 있는 골프 종목에서 그는 여전히 여자부문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드라이버 아이언 퍼팅 3박자가 골고루 잘 맞는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5승을 올린 지난해 드라이버 정확도가 77.34%로 21위, 그린 적중률이 74.59%로 6위, 온그린 시 평균 퍼팅 수는 1.74개로 3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포커페이스’라고 불릴 정도로 통제력을 잃지 않는 강철 멘탈이 압권이다. 통산 17승 가운데 7승이 메이저대회에서 올린 승수일 정도로 긴장도가 큰 대회에 강하다. 박인비는 5일부터 사흘간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삼다수마스터스를 통해 샷감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과 ‘플라잉 덤보’ 전인지도 최근 2년 사이 LPGA 5승, 1승씩을 올린 신흥 강자다. 둘 다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베테랑 양희영은 아예 올림픽 메달 사냥에 집중하기 위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건너뛰었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다. 그는 카누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 양준모 씨와 창던지기 대표인 어머니 장선희 씨가 못다 이룬 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을 꼭 이루겠다는 각오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 최근 세계랭킹 1~3위를 점령한 젊은 피들의 상승세는 무시하기 힘든 변수다. 특히 올 시즌 LPGA에서 나란히 4승씩을 올린 리디아 고와 쭈타누깐은 ‘K시스터스’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적수다.

강자들 불참 … 남자 금메달 “꿈만은 아냐”

남자종목도 금메달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미국),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빅4’가 모두 올림픽 출전을 포기해 메달권 진입 장벽이 이전만큼 두텁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애덤 스콧(호주),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메이저 강자들도 불참을 선언했다. 세계랭킹 ‘톱10’ 중 4명만이 올림픽에 출전한다. 그러다 보니 세계랭킹 33위인 안병훈(25·CJ)이 실질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야 10여명에 불과하다. 해볼 만한 이유다. 최근 유럽프로골프(EPGA)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린 왕정훈(20)에게도 메달 진입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대회장으로 처음 만든 골프장(리우시 하라 다 치추카)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낯선 곳이라는 점도 기대하게 한다.

대표팀 코치인 최경주(46·SK텔레콤)는 “골프는 그날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안병훈과 왕정훈 모두 정교함과 장타를 갖추고 있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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