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덕에 걱정 덜었어요"

입력 2016-08-04 19:11  

거동 불편한 환자들
병원 방문 부담 줄어



[ 김근희 기자 ] “오늘은 무릎이 불편하시다고요. 무릎 좀 비춰주세요.”

4일 충남 서산효담요양원 원격의료실. 컴퓨터 화면 속에 나타난 의사가 간호조무사에게 환자 유정순 씨(86)의 무릎을 카메라로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원격으로 실시간 전송된 무릎 영상을 본 의사는 “일단 물리치료부터 시작하자”며 “계속 아프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서산효담요양원은 지난해 5월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한 달에 20건 가까이 원격으로 의사의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임양혁 서산효담요양원장은 “환자 한 명을 데리고 병원을 가기 위해선 최소 인력 세 명이 함께 움직여야 했다”며 “원격의료 덕에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의 질환 치료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지부가 노인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2.9%가 ‘지난 1년간 병·의원 진료가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 중 96.7%는 ‘거동불편, 건강상 이유로 방문이 어려워서’를 이유로 꼽았다. 이처럼 요양원 환자 대부분은 거동이 불편해 요양원 밖에서 병원 진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진료 부담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으로 요양원 안에서도 의사의 진료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반응도 좋다. 시범사업 참여노인의 만족도는 88%를 기록했다.

의료 취약지인 도서지역과 군부대, 원양어선에 있는 환자들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통해 진료 부담을 덜었다. 원격의료를 받은 신안·진도·보령 등의 도서지역 주민 만족도는 83%를 기록했다. 군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시행된 40개 격오지 부대의 병사 90%는 원격의료에 만족했다고 답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격의료를 통해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산=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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