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괴로운 금융위 공무원들

입력 2016-08-05 10:36  



(이유정 증권부 기자) ‘찜통같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무더운 여름입니다. 빵빵한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가 아니면 견디기 힘들 정도의 날씨인데요. 이 무더위가 누구보다 빨리 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얼마전에 서울 정부청사로 이사간 금융위원회 공무원들의 얘기입니다.

민간건물인 서울 프레스센터에 입주해 있던 금융위는 지난 5월 세금절감 등을 위해 청사로 이전했습니다. 이사 이후 한 두주간은 그럭저럭 지냈지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근무시간을 견디는 게 말그대로 ‘죽을맛’이라고 합니다.

정부청사에 입주해 있는 다른 부처들에 비해 금융위는 유독 야근과 휴일근무가 많은 부처로 유명합니다. 오후 10시까지 야근은 다반사, 일요일 출근은 ‘안 하는 날’을 따로 세야 할 정도입니다. 적은 직원수로(지난해 말 기준 266여명) 소관 법률만 총 40개에 달하는 금융시장과 금융산업 전반을 총괄하다 보니 항상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죠.

문제는 정부청사가 세금을 아끼기 위해 퇴근시간이 되면 칼 같이 에어컨을 끈다는 것입니다. ‘폭발’ 등 사고를 염려해 선풍기 추가반입도 허락하지 않고 있어 한 여름의 열대야를 선풍기 하나로 버텨야하는 것이죠. 저는 얼마鰥?에어컨이 나오는 낮시간에 청사를 방문했었는데요, 적정온도를 중시해서 인지 에어콘을 틀어도 온도가 높았는데 그마저도 없다면 상상하기 힘든 수준일 것 같습니다.

금융위 직원들은 지금도 수많은 컴퓨터가 열기를 내뿜는 사무실 안에서 땀을 뻘뻘흘리는 하루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여름이 어서 가기만을 손 꼽으면서 말이죠. 세금은 당연히 아껴야 하지만 지금 같은 날씨에 냉방비 몇 푼 아끼는 게 소탐대실은 아닐지 행정자치부에 묻고 싶네요. (끝) /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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