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연내 한국 온다…국산·수입차 업계, 소비자 뺏길까 '촉각'

입력 2016-08-05 15:52   수정 2016-08-05 15:59

테슬라, 11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에 1호점 개장 전망
완성차업계 "국산차 수요에 미치는 영향 적을 듯"
수입차업계는 고객 이탈 가능성에 우려




[ 안혜원 기자 ]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의 국내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동차 업계는 테슬라의 국내 진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의 진출이 국내 자동차 시장 수요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11월 경기도 하남시에 들어서는 '스타필드 하남'에 1호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신세계그룹이 '쇼핑 테마파크'를 내걸고 개점하는 쇼핑몰이다. 쇼핑몰 개장 초기의 홍보와 흥행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테슬라의 입점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전시장은 기존 테슬라의 해외 진출 사례를 감안할 때 별도의 딜러십 계약이 아닌 직영 매장을 통해 판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전시장을 열고 주력 모델인 모델S의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모델S의 국내 판매 가격을 앞서 출시한 일본 시장 판매가와 비슷한 수준인 9700만~1억7100만원 선이 될 痼막?전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테슬라가 상륙한다는 소식에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각 업체에 미칠 영향을 계산 중이다.

완성차 업계의 경우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수요가 테슬라의 구매층과 일부 겹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델S는 1억원 이상을 호가한다"며 "국산 차종 중에서는 제네시스 정도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 모델S가 제네시스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모델S는 국산차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가격대가 높다는 것.

신재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소비자 층의 일부 이탈이 발생할 수 있는 국산차종은 제네시스의 EQ900(7300만~1억5300만원)과 G80(4800만~7100만원) 정도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G80과 모델S 가격차가 3000만원 이상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판매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EQ900의 경우는 가격대는 겹치지만 소유주가 뒷좌석에 앉고 기사가 운전하는 '쇼퍼 드리븐 카'가 기본 콘셉트라는 점에서 주행 성능에 중점을 둔 테슬라와는 고객층의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입차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수요가 기존 업체의 고객을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시판 중인 수입차 모델 중 가격대가 겹치는 차종은 벤츠 E클래스와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모델S의 경우 BMW 7시리즈(1억3130만~1억8990만원), 벤츠 S클래스(1억300만원~1억9600만원) 보다는 가격이 낮고 E클래스(7300만~8000만원)보다는 비싸다"면서 "고가 수입차종 중에서 틈새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가격 뿐만 아니라 수입차 고객의 성향이 테슬라의 수요와 겹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수입차 고객들은 수입차만의 독특함과 개성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테슬라는 기존의 내연기관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구동되고 자율주행 시스템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신선함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수입차 수요 일부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 또한 테슬라의 차별화된 개성이 기존 수입차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입차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그 만한 가치를 제공해 준다면 아낌없이 비용을 지불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테슬라 모델S의 독특함은 주요 수입차 업체들의 시장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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