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일 기자 ]
휴가철 푸른 바다가 춤을 추는 해수욕장도 좋지만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오솔길을 따라가는 걷기 여행길은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휴가철 걷기 좋은 길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한 걷기 여행길 4곳은 휴가지에서 걷기 좋은 길과 평소 찾기 힘든 지역의 길을 둘러볼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손을 잡고 길을 따라 행복한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유순한 옛길 - 전남 영암 기찬묏길2코스
전라남도 영암과 강진 땅 사이에 우뚝 솟은 산이 있다. 월출산이다. 월출산은 넓은 평야에 저 홀로 솟아올랐다. 바위 봉우리들이 장쾌하게 이어진 암릉은 마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이다. 넓은 들판에 상대적으로 우람한 모습이라 실제 높이 809m보다 훨씬 높아 보이는데 월출산의 산줄기 마루금이 영암과 강진의 경계선이라 영암과 강진 모두 자기 고을의 산으로 치부하고 있다. 월출산 기슭에 걷기 편한 길이 생겼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다니던 숲길과 마을길을 이어서 표정은 다양하지만 아주 유순한 길을 냈다. 길 이름은 월출산 기찬묏길. 어울리는 이름이다. 10.9㎞이며 5시간 걸린다.
원시림과 비경 - 강원 화천 비수구미 생태길
해산터널에서 비수구미로 들어가는 길로 가면 천연 그대로의 생태를 만끽할 수 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자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원시림과 넓은 바위가 밀집돼 있다. 계곡 하단부는 파로호 호반과 접하고 있어 휴양, 낚시 등을 즐기기에 좋고 인근에 평화의 댐, 비목공원, 안보전시관, 해산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도 있다. 특히 평화의 댐 경수로의 웅장한 풍경이 장관이다. 계곡과 강,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비수구미 폭포도 놓칠 수 없다. 6㎞이며 2시간 걸린다. (033)440-2732
항구의 삶 느끼는 충남 태안해변길 3코스 파도길
파도길은 만리포 중앙해변에서 파도리해변까지 태안해변길 구간 중 가장 짧은 9㎞ 구간으로 몽돌 해안에서부터 시원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만리포해변을 지나 언덕을 넘으면 1종 어항인 모항항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싱싱한 해산물과 항포구의 어선, 분주한 상인들의 모습 등 바다 내음 나는 항구의 삶을 느낄 수 있다. 그 외 돌 속에 숨은 물고기가 많다 하여 이름 붙여진 어은돌해변, 해옥으로 유명한 파도리 해변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구간이다. 9㎞이며 3시간 걸린다.
사계절 다른 풍경 전북 임실 옥정호 물안개길
옥정호는 노령산맥 줄기로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오봉산, 국사봉, 회문산과 연결돼 있다. 오봉산과 국사봉 산이 호수를 양팔을 벌려 감싸 안은 듯한 모습과 사계절 다르게 보이는 옥정호 붕어섬의 풍경이 이곳을 사진작가가 많이 찾는 최고의 명소로 만들었다. 아침 햇살을 받아 호수 면으로부터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마치 신선이나 노닐 법한 풍경으로 국사봉에서 보는 옥정호 붕어섬은 마치 백두산 천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옥정호의 풍광을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호수 주변에 13㎞의 물안개길을 조성해 많은 탐방객이 옥정호를 찾고 있다. 13㎞이며 3시간30분 걸린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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