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신진 디자이너 (2)] 박승건 푸시버튼 대표, '공효진이 입은 그 옷' 으로 유명세

입력 2016-08-07 19:36  

홍콩·미국 유명 편집숍에도 입점

모델 출신 가수지망생에서 복고 감성 담는 디자이너로 변신



[ 이수빈 기자 ] 공효진 리한나 등 스타들이 즐겨 입는 국내 브랜드 중 하나가 푸시버튼이다. 복고 스타일이지만 재치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 하비니콜스, 미국 뉴욕 픽시마켓 등 세계 유명 편집숍과 한화 갤러리아 패션편집숍 GDS에 입점했다.

푸시버튼을 이끌고 있는 박승건 디자이너(41·사진)는 “패션에 관심있는 연예인들이 푸시버튼 옷을 입고 공식석상에 나오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옷을 올리면서 국내에서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디자이너는 의류 모델 출신이다. 앨범을 내고 가수로 활동한 적도 있다. 연예계 생활을 접은 그는 의류 매장 분위기와 인테리어를 꾸미는 비주얼 디렉터로 변신했다.

그는 “한화 갤러리아 ‘슈콤마보니’ 매장 인테리어를 기획한 2003년 문득 ‘다른 패션 공간은 많이 꾸며봤으니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자신만의 패션 부티크를 꾸며보기로 한 것. 그해 이태원 가구거리에 푸시버튼을 열었다. 푸시버튼은 가수 마돈나의 노래 ‘할리우드’에 나오는 가사다. 원래는 ‘푸시더버튼’이지만 ‘더’를 빼고 네 글자로 만들었다.

푸시버튼 부티크에는 가구부터 향까지 박 디자이너의 취향을 담았다. 옷은 맞춤제작 방식으로 판매했다. 복고 감성에서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많았다. 마네킹은 누운 자세로 전시했다. 이 매장은 당시 소품 협찬을 위해 가구거리를 오가던 패션잡지 에디터들의 눈에 띄었다. ‘이태원에 가면 특이한 매장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패션잡지에서 협찬 요청이 들어왔다. 화보 등을 통해 푸시버튼 옷을 입은 연예인 사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푸시버튼은 매년 서울패션위크에 나갔다. 해외 바이어들이 푸시버튼 옷을 사기 시작했다. 미국 홍콩 일본 등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2007년부터는 프랑스 후즈넥스트, 독일 브레드&버터 등 패션 박람회에 나갔다. 푸시버튼은 당시 브레드&버터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었다. 국내에는 배우 공효진이 ‘최고의 사랑’ ‘괜찮아 사랑이야’ 등 드라마에서 푸시버튼 옷을 입으면서 알려졌다.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일반인도 푸시버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인기가 높아지자 2013년 한화 갤러리아 GDS에 입점해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그러나 곧 동대문에 ‘짝퉁 푸시버튼’이 등장했다. 박 디자이너는 “소송을 걸어 승소했지만 이미 짝퉁 옷은 다 팔린 뒤였다”며 “그 뒤로는 옷을 디자인하면 디자인등록부터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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