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비인기 노선 이관으로 아시아나 마진 개선…에어서울 초기 성장에는 걸림돌"
[ 안혜원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이 국제선 판매를 개시했다. 10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을 일부 이관하면서 자사는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까지 함께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에어서울은 10월7일부터 취항하는 일본 다카마쓰 노선을 포함해 일본 6개 노선과 동남아시아 3개 노선의 판매를 8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에어서울이 이번에 판매를 시작한 일본 6개 노선은 인천~다카마쓰·시즈오카·도야마·나가사키·히로시마·요나고다. 동남아 3개 노선은 인천~씨엠립·코타키나발루·마카오다. 이중 인천~나가사키 노선과 인천~마카오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7개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비수익 노선이다.
이번 노선 이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외형 감소는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7개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통해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비수익 노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외형은 감소해도 마진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을 하락시키던 주 요인 중 하나였다. 2시간 내외의 짧은 비행거리 탓에 운임이 싼 LCC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력이 악화됐다. 올 상반기(1~4월 기준) 국내 항공사의 전체 일본노선 수송실적은 98만명 가량 증가했지만, 이중 70%에 달하는 수요가 LCC로 몰렸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 에어서울로 이관하는 일본 노선은 소도시로 운항하는 노선으로 연간 5억원 가량씩 적자를 내고 있던 노선이다. 지난 7월 기준 한 달 평균 운항 횟수는 31회 가량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일본 노선의 평균 운항 횟수(지진으로 운휴 중인 구마모토 노선 제외 19개 노선) 86회와 비교해보면 현저히 운항 횟수가 낮은 비인기 노선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에어서울로 이관되는 노선들은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 내외로 낮은 편이다"라며 "수익성은 낮지만 고정비는 꾸준히 지출돼 부담을 주던 노선을 넘겨주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마진 개선효과를 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에어서울은 비수익 노선의 구조조정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노선 운임을 기존 아시아나항공 시절과 비교해 최대 23만원 가량 낮췄다. 하지만 노선 자체의 수요가 적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크게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과 보완관계로 생각하고 만든 회사라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과 겹치는 노선을 줄이려다 보니 수요가 적은 단독 노선에 취항하게 된 것"이라며 "에어서울이 취항하게 될 노선들은 관광지로서 인기가 높은 편은 아니기에 가격 경쟁력만으로 수요를 더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에어서울의 비수익 노선 위주의 국제선 운영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에어서울의 초기 성장에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진에어는 인기 노선이라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이미 대한항공이 취항한 노선이라도 운항을 진행하면서 초기 성장을 일으켰다"며 "비인기 노선으로 LCC 시장에서 에어서울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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