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모텔도 2개월 전에 예약…숙박 O2O 통했다

입력 2016-08-08 16:56  

모텔 예약 고객 '급증'
당일 예약부터 최대 2개월 전 예약까지
모텔 시장서 비중 여전히 미미…성장 가능성 커




[ 박희진 기자 ] #. 30대 회사원 연차만씨(가명)는 2개월 뒤 개천절 황금연휴에 친구들과 인천 여행을 계획했다. 숙박은 부담 없이 중소형 호텔(모텔)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남자끼리 여행이라 분위기 잡을 필요는 없었지만 이왕이면 깔끔하고 쾌적한 방을 원했다. 연씨는 모텔도 호텔처럼 객실 정보를 확인하고 2개월 전 미리 예약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모텔을 미리 예약하고 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8일 숙박 예약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여기어때'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예약을 통한 모텔 객실 판매 누적 금액이 4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앱(응용프로그램)에 예약 기능을 도입한 지난해 12월 대비 지난달 예약 매출은 431% 급증했다.

여기어때보다 앞서 국내 최초로 모텔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야놀자'도 예약 판매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야놀자 바로예약 앱을 통한 올 상반기 예약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국내 모텔 시장에서 예약 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전화 문의나 현장 결제만 가능했던 모텔들이 O2O 업체와 손잡고 온라인 예약·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모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없애기 위한 O2O업체들의 노력도 도움이 됐다.

당일 예약 뿐 아니라 사전 예약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어때는 지난달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일반적인 '60일 사전 예약'을 국내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달 여기어때 전체 예약 건수의 15%가 2개월 이내 사전예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어때를 운영하고 있는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숙박 예약 앱이 기존 모텔업계에서 '예약 판매'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며 "과거엔 관광지 일부 모텔들만 예약을 받았지만 최근엔 지역에 상관 없이 모텔의 예약과 사전결제가 보편화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국내 전국 모텔 수가 3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숙박 예약 O2O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는 곳은 5000~6000개에 그친다. 전체 모텔 시장에서 객실 예약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미미한 셈이다. 야놀자 측은 국내 모텔 시장의 10% 만이 예약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모텔 예약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최근 추이를 보면 성장 잠재력이 크고 그 속도도 빠르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향후 숙박 예약 앱의 시스템 고도화와 모텔에 대한 인식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예약 시장이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분야 O2O 업체들과의 협업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숙박 예약 O2O업체들은 배달음시 주문, 콜택시 업체 등과 손잡고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 모두 카카오의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와 앱을 연동시킨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앱 이용자는 제휴숙소를 찾아가는 데 카카오택시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분야 O2O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이용자의 추가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서비스 확장성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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