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18년까지 491억 투입
음악 복합문화시설로 조성
무명 단체와 위탁계약 추진
업체 "관 주도 개발방식에서 시민 주도로 패러다임 바꾼 것"
[ 강경민 기자 ]
서울시가 내년부터 491억원을 들여 개발하는 노들섬을 시설 운영 경험이 거의 없는 ‘아마추어’ 민간단체에 맡기기로 했다. 관(官)이 주도하는 기존 개발 방식에서 벗어난 시민 주도의 새로운 개발 방식이다. 일각에선 노들섬 개발사업이 전임 오세훈 시장 때에 이어 또다시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노들섬 운영공모팀으로 최종 당선된 어반트랜스포머팀을 비롯한 8개 민간단체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연내 노들섬 민간위탁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서울시는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9년 노들섬에 6000억원을 들여 대규모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백지화됐다. 서울시는 이후 노들섬을 텃밭으로 임시 활용하다가 2018년까지 음악복합문화시설로 조성(조감도)하겠다고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인디밴드를 위한 실내공연장과 음악도서관, 노들스튜디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 지원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노들섬 둘레를 잇는 보행육교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시설 건립에 필요한 491억원의 사업비는 서울시 예산으로 충당한다. 시설 운영은 어반트랜스포머팀이 주축이 된 8개 민간단체가 맡게 된다. 이 팀은 김정빈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서울시립대의 연구단체다. 나머지 7개 단체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악), 프린지네트워크(문화예술), 청년장사꾼(상업), 가톨릭생태연대(자연), 루트에너지(에너지), 피키캐스트(뉴미디어), 유캔스타트(공유경제)다. 이들 단체는 사단법인을 구성해 서울시와 3년간 민간 위탁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단체가 대규모 시설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열린 서울시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도 이런 문제점을 잇따라 지적했다. 한 민간위원은 “공모작에 당선됐다는 이유로 노하우가 전혀 없는 단체에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 운영을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민간단체가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서울시 예산으로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 민간단체의 운영이 실패하면 수백억원을 들인 노들섬 개발사업이 비용만 낭비한 채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혜 시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5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자한 공공시설 운영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쟁입찰 절차 없이 특정 단체를 선정한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8개 민간단체가 제출한 계획서를 꼼꼼하게 분석해 노들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노들섬 운영을 맡게 될 어반트 =뵈糖蕁응?김 교수는 “지금까지 관(官)이 주도하는 개발 방식에서 시민이 주도하는 개발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딛고 노들섬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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