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디자인?…대박난 디자인

입력 2016-08-09 21:18  

용기·매장 바꾸니 매출 쑥쑥…식품업계 '디자인 입김' 세져

파리바게뜨 진열대 줄이고 움직임 편하게 공간 넓혀
빕스는 매장 가운데 주방…매출 30% 이상 늘어



[ 강영연 기자 ] 지난 4월 배스킨라빈스가 선보인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블라스트’는 구름 모양의 독특한 용기 디자인 덕에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출시 석 달 만에 솜사탕 블라스트 관련 내용을 태그한 게시물이 1만4000건을 넘어섰다. 이런 인기는 판매로 이어져 같은 기간 100만개 넘게 팔렸다. 지금까지 솜사탕 블라스트 판매량은 기존 블라스트 제품보다 20% 정도 많다.

◆디자인만 바꿔도 판매량 늘어

식품업계가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용기부터 매장까지 디자인이 성공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가 4월 출시한 ‘얼려먹는 야쿠르트’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기존 야쿠르트 제품을 거꾸로 세워놓은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박상현 한국야쿠르트 디자인팀장은 “독특한 디愍括막?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직후 매일 20만개 넘게 판매되고 있다”며 “공장을 완전 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매장 디자인을 바꿔 매출을 올린 사례도 있다. SPC는 올 들어 파리바게뜨 매장을 꾸밀 때 진열된 빵의 개수를 줄이고, 움직임이 편하도록 공간을 넓혔다. 조명도 자연광에 가까운 따뜻한 조명을 설치했다. 오종한 SPC그룹 디자인센터 부장은 “빵 맛도 중요하지만 편안하게 매장을 돌아다닐 수 있어야 소비자가 다시 찾는다는 점을 매장 디자인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열 방식을 바꾼 뒤 가맹점 매출이 늘었다는 게 SPC 측 설명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360도 오픈 라이브 키친’을 도입한 후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매장 중앙에 주방을 배치해 음식을 조리하는 모든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매출도 5~6%가량 늘었다.

◆디자인 조직, 핵심 부서로

이처럼 디자인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식품업체들이 디자인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SPC그룹 디자인센터는 본사 건물 한 개 층 전체를 사용할 정도로 핵심 부서가 됐다. 80여명의 디자이너는 제품 패키지·매장 인테리어·VMD(비주얼머천다이징)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회사는 이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산업디자인계 거물인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공동 작업하는 등 세계적 산업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매년 유럽, 일본 등에서 열리는 디자인 관련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야쿠르트는 광고팀 내 디자인파트를 디자인팀으로 승격시켰다. 패키지 디자인뿐만 아니라 용기 디자인, 기업 아이덴티티 디자인 등 기업 전반의 디자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CJ푸드빌의 디자인 조직 인원은 80여명으로 본사 지원 인력의 15%를 차지한다. 박상현 팀장은 “디자인은 상품의 특징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상품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며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성공한 상품이 많아지면서 제품 못지않게 디자인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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