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전력을 자부하던 유도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체급별 간판 스타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6년 만의 ‘노 골드’ 위기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 유도의 부진은 뼈아프다. 유도가 금메달 사냥에 일조하지 못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10-10(금메달 10개-종합 순위 10위)’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 유도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5개를 수확했다. ‘노 골드’ 직전까지 갔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막판 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안바울(남자 66kg급)과 정보경(여자 48kg급)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금빛 포효’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유도 대표팀은 이번 대회 최소 2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내심 전체급 메달(12개)을 노리기도 했다. 특히 ‘세계 랭킹 1위 4총사(김원진·안바울·안창림·곽동한)’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물론 뚜껑을 열어보기 전의 목표였다. 중량급을 제외한 모든 체급의 경기가 진행되는 사이 4총사 가운데 세 사람은 줄줄이 좌절을 맛봤다.
선봉에 섰던 김원진(60kg급)은 8강에서 무너졌다. 안창림(73kg급)은 16강에서 탈락해 패자부활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안바울이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26위인 파비오 바실레(이탈리아)에게 일격을 당했다. 톱 랭커완 거리가 멀었지만 기적을 노리던 이승수(81kg급)는 16강에서 좌절했다.
여자부도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김잔디(57kg급)와 박지윤(63kg급) 모두 첫 경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조기탈락 행렬이 이어지면서 곽동한(90kg급)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곽동한은 대표팀의 세계랭킹 1위 선수 가운데 최후의 생존자다. 그마저 무너진다면 한국의 유도 강국 입지마저 위협받게 된다.
중책을 맡은 곽동한이 금메달까지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다. 4강까지 진출한다면 만날 가능성이 높은 몽골의 르카그바수렌 오트곤바타르와는 역대 전적 1승 1패로 팽팽하다.
일본의 베이커 마슈와는 결승에서나 대결하게 된다. 다행이라 안심하긴 이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유도가 ‘타도 일본’을 외치는 동안 정작 발목을 잡은 건 일본이 아니었다. 김원진의 패자전을 제외한 모든 남자부 패배는 유럽 선수와의 대결에서 나왔다. 유도 최강국 자리를 넘보던 한국이 오히려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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