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일제식 학교명을 순우리말로 바꾸는 등 학교현장의 일제식민지 잔재 청산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이 학교명 중 동.서.남.북 방위명과 중앙.제일 등이 포함된 학교 이름을 변경하는 일제식민지 잔재 청산작업을 추진한다. 일제식민지 청산작업은 광복 71주년을 맞아 학교현장의 주체성을 세우기 위한 차원에서 캠페인으로 진행 예정이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학교명에 관한 근거와 유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도 일제강점기 방위작명법에 따른 학교 이름이 많다"며 "지역의 특성과 역사를 반영한 교육적 의미를 지닌 학교 이름으로 변경을 추진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일제강점기 방위작명법이란 식민지 통치 편의를 위해 학교 이름에 동서남북의 방위명을 사용한 것"이라며 "동서남북에는 순서대로 서열도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광명지역 학교는 광명남초, 광명동초, 광명북초, 광명서초 등 도시 이름에 동서남북을 붙여 교명을 지었다는 것이다.
경기교육청은 앞서 지난달 7일부터 15일간 경 竪뎨?공사립 학교 총 2385개교를 대상으로 학교 명칭 현황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48.5%인 1157교가 행정동명을 사용하고 91.0%에 해당하는 2170개 학교는 한자어를 교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각 지역마다 '중앙', '제일' 등 교명이 비슷한 사례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광명지역 학교장 협의회를 갔다가 교명을 보고 황당했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교육감은 "학교 이름이 장난도 아니고 동서남북 방위명을 사용한 학교가 많은 것에 놀랐다"며 일제식민지 청산을 위한 교명 전수조사에 착수한 계기를 설명했다.
경기교육청은 기존 학교명에 쓰인 일제 잔재에 대한 고증 작업을 벌이는 동시에 '우리 학교 이름 바로 알기 운동'과 같은 교명 변경 캠페인을 벌일 방침이다.
이와함께 각종 학교 행사명으로 쓰이는 애국조회와 전체 차렷·경례 등과 같은 일제식 제식 명칭도 아름다운 순우리말 등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장학사, 장학관 등의 명칭도 의미와 역할을 부여해 순화적인 교육행정 용어로 바로잡기로 했다.
이 교육감은 "교명변경 작업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가는 과제"라며 "학교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도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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