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홍보관 '북적'…일주일 새 2만5000명 발길
비보잉·태권도 공연 '북새통'
"코파카바나 해변에선 리우보다 평창이 더 유명"
[ 이관우 기자 ]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양궁경기장. 올림픽 여자양궁 개인 32강전에 출전한 장혜진(29·LH)이 과녁 한가운데에 화살을 꽂아넣자 관람석에서 익숙한 ‘월드컵식’ 응원 구호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구호를 외친 주인공들은 동포가 아니라 낯선 이방인이었다. 하늘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자발적 한류 응원단 ‘비바코레이아’ 회원들이다. 대학생 페르난다(21)는 “한국 양궁 선수들은 실력도 좋고 얼굴도 예쁜 것 같다”며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에 한류 바람이 분 지는 꽤 됐다. 웬만한 10대 소녀 열에 한두 명은 방탄소년단, EXO, 芝?등 최신 K팝 스타를 줄줄 꿴다. 2016 리우올림픽 개막 이후엔 K팝이 불을 댕긴 한류가 스포츠에까지 옮겨붙는 분위기다. 지난 8일 열린 독일과의 축구 예선전에서도, 같은 날 열린 양궁 결승전에서도 태극기를 들고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친 이들 상당수가 현지인이었다.
리우 남쪽 해안도시 코파카바나에 둥지를 튼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도 이런 한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위험지역으로 알려진 관광지 해변 한가운데 5일 66㎡ 남짓한 작은 부스를 연 지 1주일도 안돼 2만500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김영희 평창동계올림픽 해외홍보팀장은 “인스타그램에 평창동계올림픽 사진이 1만6000여장 올라왔다”며 “한류 덕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홍보관 뒤 모래사장에서 국악과 K팝을 섞은 퓨전음악에 맞춰 비보이들이 현란한 율동을 선보였다. 관람객 사이에 있던 티타이나(16)는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을 샀는데 ‘I NEED U’ ‘RUN’이 특히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한국이 좋아 태권도 검은띠를 땄다며 발차기 동작까지 해보였다.
지난 주말엔 한국에서 기념품으로 준비해온 복주머니 모양 동전지갑 2000개가 동이 났다는 게 홍보관 측 설명이다. 주말 휴일을 맞아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다.
첨단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가상현실(VR) 체험관과 아날로그 기계장치로 18개 동계올림픽 종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표현한 ‘오토마타관’이 특히 인기다. 스키점프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때는 진짜 눈까지 뿌려준다. 한국에서 공수해온 소형 제설기로 즉석에서 만든 인공눈이다.
홍보관 옆에서 브라질판 족구인 ‘풋볼릭’을 하던 베드로는 “눈 구경을 못 하는 나라라 신기할 수밖에 없다”며 “코파카바나에서만큼은 리우올림픽보다 평창이 더 유명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홍보관을 찾아 스키점프를 체험했다. 불고기와 잡채 등 홍보관 측이 준비한 음식도 깨끗이 비웠다.
바흐 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뜨거운 해변에 실제 눈을 만들어 뿌리는 아이디어가 기발했다”며 “벌써 2년 뒤 평창올림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6일간 강원 평창과 정선, 강릉 일대에서 열린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생각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며 “올림픽에서 한국이 더 많은 금메달을 따내면 평창 홍보도 더 힘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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