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졸업생 3500명 시위
학장들 "농성해제 촉구"
동국대는 학생들 '무관심'
[ 김동현/박상용 기자 ]
이화여대 학생 수천명이 10일 교내에 모여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학교 측이 학생들 요구대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철회했지만 학생들은 총장 사퇴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농성 14일째인 이날 오후 8시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교내에 모여들었다.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들도 정문에 모였다. 시위 참가자는 경찰 추산 3500명에 달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쓴 채 ‘사퇴가 사과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 주변을 행진했다.
본관을 점거 중인 학생들은 전날까지 총장 사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규모 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학교 측은 “오랜 기간 본관 점거로 학사 행정이 마비돼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생각해 달라”며 학생들에게 농성을 풀어줄 것을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5개 단과대 학장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학교 발전 방향을 다 함께 고민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으니 학업에 집중하는 자세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주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철회하고 시위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경찰에 탄원서를 내면서 대화를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최 총장이 미래라이프대학 추진을 포함해 일방적으로 추진한 정책들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행진 후 성명서를 통해 “지난달 30일 학내로 1600명의 경찰이 투입된 것,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추진, 각종 수익사업을 추진하면서 학내 구성원과 갈등을 빚었던 점에 대해 최 총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총장이 부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학교 행정을 하다가 물러난 선례를 만들면 앞으로 누가 소신 있게 학교를 운영하겠느냐”며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와 함께 평생교육 단과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동국대에선 총학생회가 반대에 나섰지만 학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김동현/박상용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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