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멀티태스킹에 능숙
소유보다 공유 추구하고
미래보다 현재 중시하는 세대
밀레니얼 세대 성과 높이려면
직장서 하는 일의 의미·비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주체적 활동 기회 많이 줘야
양나래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댓글리케이션, 워케이션, 헨리족, 밈 언어, 스웨그…. 언뜻 들어도 생소하다. 이 단어들은 모두 ‘밀레니얼 세대’가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대부분 기업이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기업 주체로 떠오른 지금, 소통의 어려움을 단순히 세대 간 갈등으로 가볍게 지나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성과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1~2000년 사이에 태어나 베이비붐 세대의 부모 밑에서 대부분 유복하게 자랐다. 지금의 10대~30대 중반에 해당되며, 기업에서는 과장급 이하에서 신입사원에 해당한다. 타임지에서는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 세대를 가리켜 ‘미 제너레이션’이라고 표현했다. 모바일, SNS 등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자기표현 욕구 ?강하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게임을 하면서 과제까지 한다. 멀티태스킹에 능하다는 의미다. 건강과 식생활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이전 세대와 달리 소유보다는 공유를 추구한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미래보다는 현재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자기 행동의 가치’를 중시한다.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얻고 소통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를 통해 기업 성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밀레니얼 세대에게 직장에서 하는 일의 의미와 비전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14년 전국 405개 회사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년도 안 돼 퇴사한 신입사원 비율이 25.2%나 된다. 입사 1년 내 퇴사를 결정한 이유로는 “맡은 일에서 흥미나 의미, 비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따라서 밀레니얼 세대의 신입사원에게 ‘우리 회사는 다닐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과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분명히 제시해 주어야 한다. 미국 다국적 금융 서비스기업 웰스 파고는 고객이 대출받은 돈을 어떻게 활용해 가정을 살렸는지 등 감동적인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 뒤 직원들은 내 업무가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깨닫고 사명감을 갖고 일하게 됐다.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아낌없이 칭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 아데코에서는 한 달 동안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면서 회사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인턴십 제도를 운영한다. 실제 인턴 CEO가 회의를 소집하거나 보고를 요청하면 전 임직원이 언제든 최우선적으로 응대한다. 아울러 대형 프로젝트의 관찰자 역할을 부여해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하거나, 업계 트렌드를 정기적으로 요약해서 공유하게 했다. 이런 방법은 자기애가 강한 밀레니얼 세대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그들의 열정에 불을 댕겼다.
마지막으로 리더부터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려 노력해야 한다. 국내 한 은행에서는 리더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본부장·지점장 사용설명서’를 작성해 조직원들과 소통을 시도했다. 리더의 개인 취미나 관심사 외에 “나는 방향과 스피드가 중요하니 1번 이상 중간보고를 꼭 해달라” 혹은 “간단한 사항은 메일보다는 전화나 문자를 선호하고, 건의사항이나 개인면담은 분주한 월요일보다는 수요일 오후가 좋겠다” 등의 내용을 담아 직원에게 배포했다. 이 활동이 세대 간의 간격을 좁히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도왔다. 리더 역시 직원 관심사 스크랩을 작성해 신입사원 관점에서 이야기의 물꼬를 트게 하니 보다 부드러운 대화가 이어졌다.
기원전 196년의 이집트 로제타석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해할 수 없다고 못마땅해 하지 말고 리더 먼저 다가서려 노력해야 한다. 지금의 리더들도 한때는 신세대였고, 꽉 막힌 상사를 이해하지 못해 흉보던 시절이 있었다. 새로운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할 사람은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라 기성세대임을 잊지 말자.
양나래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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