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성과 보상 부재가 직무능력 떨어뜨려"

입력 2016-08-12 16:59   수정 2016-08-12 17:02

한경 후원'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

고교 성적은 세계 최고 다투는데 입사 후 확 차이나는 한·일
일본 근로자 역량은 세계 2위, 한국은 10위권 밖으로 처져



◆ 학업과 직무능력

한국 성인 근로자들의 직무능력이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학회 주최·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8일 서강대에서 열린 제1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위다인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조교수는 ‘노동시장에서의 교육과 직무능력에 대한 보상: 일본과 한국의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통해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부실한 대학 교육 탓에 노동자들의 직무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8월9일 한국경제신문

☞ 고교 때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수위를 다투던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입사하면 왜 그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까. 대학민국 고교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수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로 세계 각국 만 15세 학생의 언어 과학 수학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시험인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학생은 늘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12년 PISA에서 ‘읽기 능력’은 일본이 4위, 한국은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완전히 달라진다. OECD가 24개 참가국의 성인(16~65세)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언어능력과 수리력, 컴퓨터 기반 환경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을 조사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CC)에서는 한국과 일본 근로자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일본은 수리력(288점), 언어능력(296점), 문제해결능력(294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핀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 성인은 수리력(263점)에서는 17위, 언어능력과 문제해결능력에서는 각각 14위와 10위로 처졌다.

고교 때만 해도 최우수였던 학생들이 대학 입학 뒤엔 성취도가 떨어지고, 입사해서는 더 수준이 낮아지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한국경제학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은 이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전 아시아개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위다인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조교수가 내놓은 ‘노동시장에서의 교육과 직무능력에 대한 보상: 일본과 한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논문은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 부실한 대학 교육 탓에 한국 근로자들의 직무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한국 중학교 졸업자의 수리능력은 각각 4.544점, 5.458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위 학교로 올라갈수록 일본의 점수는 눈에 띄게 높아진 반면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일본은 고교 졸업자가 중학교 졸업자보다 수리능력이 1.729점 더 높았고, 陸뮌渼?중학교 졸업자보다 1.923점 더 높았다. 언어, 문제해결능력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고학력자일수록 점수가 올라갔다. 그러나 한국은 고교 졸업자가 중학교 졸업자보다 0.505점, 대졸자는 중학교 졸업자보다 0.364점 올라가는 데 그쳤다.

이 교수는 “일본에 비해 노동자의 직무 숙련도가 낮은 것은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한국 고등교육 기관 중에는 졸업생에게 기본 소양도 길러주지 못하는 부실 대학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실 대학과 대학 교육과정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요인은 임금과 직무능력의 상관성이다. 논문은 “일본은 직무능력에 비례해 임금도 올라갔지만 한국은 직무능력과 임금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한국은 능력에 따라 임금으로 보상받는 구조가 아니라 학력에 따라 입사 때부터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했다. 직무능력과 보상이 연계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 근로자의 직무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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