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 8명 중 6명 "코스피지수, 연내 2120~2200 간다"

입력 2016-08-14 18:02  

"미국 금리인상보다 대선에 더 주목"


[ 윤정현/김동욱 기자 ] 주요 증권회사 리서치센터장 여덟 명 중 여섯 명이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2120~22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 장기 박스권(1800~2050) 돌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14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여덟 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삼성·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키움·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상대로 한 설문에 따르면 여섯 명의 센터장이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고점을 2100선 위로 제시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12일 올 들어 처음 2050선을 넘어 연중 최고치(2050.47)를 기록한 시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은 2200(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이었다.

지난 5년간 지속된 장기 박스권(1800~2050)을 올 하반기에 돌파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 센터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오는 10월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선거, 11월 미국 대선 등 변수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센터장들은 박스권 상단과 하단이 5~7%씩 높아지는 ‘박스권 업그레이드’는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주가수익비율(PER) 11배인 2200선을 뛰어넘지는 못하더라도 유동성 장세와 기업 실적 개선의 ‘훈풍’을 타고 2180선 정도까지는 충분히 상승할 요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시점을 ‘장기 박스권 내에서의 상승 과정 초입’으로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수요 회복이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힘입은 강세장”이라며 “오는 9~10월 코스피지수가 2120 정도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후엔 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이라는 ‘불씨’가 환율 영향으로 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을 바닥으로 국내 기업의 실적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지만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은 걸림돌”이라며 “원화 강세로 일부 수출기업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했다.

2100 이후를 이끌 주도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라는 응답이 8명 중 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만 ‘비철금속, 소재·산업재’라고 답해 이목을 끌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 높은 KB금융, 구조조정 및 턴어라운드 효과가 큰 현대중공업을 주도주 목록에 넣었다.

올 하반기 증시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는 8명 센터장 모두 ‘미국 대선 결과’를 꼽았다. ‘미국 금리 인상’이라고 동시에 답한 센터장은 4명이었다. 미국 대선 결과는 재정, 군사, 외교안보 정책 등 다방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원화 강세 속도’ ‘위안화 절하 속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라는 답도 있었다.

윤정현/김동욱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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