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시계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이달부터 시계 브랜드의 자체 할인율을 높이라고 지난달 말 각 브랜드에 통보했다. 면세점들은 통상 내국인 대상으론 멤버십 할인제도를 운영하고, 외국인 관광객에겐 구매금액별 5~15%의 할인율을 적용해 일정 금액을 깎아준다. 입점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 정책에 따라 추가 할인을 해준다. 신라면세점이 실적 개선을 위해 5~15%의 외국인 대상 할인제도를 없애면서 관광객들을 다른 곳에 빼앗길까봐 입점 브랜드들에 자체 할인율을 높이라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한 시계 브랜드 마케팅담당자는 “할인율을 높이지 못하겠다면 면세점에 광고를 하든지 어떻게든 비용 부담을 할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호텔신라는 지난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매출은 95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36.3% 감소했다. 순이익도 81.4% 급감한 28억원에 그쳤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 서울 면세점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5%로 추정되는데 10%대 초반 정도가 정상적”이라며 “호텔신라 면세점사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종전 추정치보다 12%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라면세점은 리치몬트코리아와 스와치그룹코리아 등 여러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업체들에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지만 강제하지는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명품시계 브랜드 담당자는 “면세점이 브랜드를 입점시킬 때 수수료 조건이나 위치 등을 까다롭게 정하는 일은 많았지만 할인율을 강요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연말에 시내면세점이 추가 선정되면 이익 내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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