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왕' 대한상의 이대환 씨
[ 공태윤 기자 ] 이대환 씨(27·한양대 행정·중국경제통상 졸업·사진)는 지난해 12월 대한상공회의소 공채 합격 후 친구들로부터 “공기업에 합격해서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럴 때마다 이씨는 “대한상의는 공기업이 아니라 16만명의 상공인을 대변하는 민간 경제단체”라고 친구들의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줘야 했다.
이씨도 처음엔 대한상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 자격증 발급 업무 정도만 알고 있었다. 입사 준비를 하면서 자격증 발급은 대한상의가 하는 일의 극히 일부라는 걸 알게 됐다. 그는 대한상의가 기업 환경 조사, 경제 조사, 공공사업 등 다양한 일을 하는 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지난 5월5일과 7일 사이에 낀 6일이 임시공휴일이 된 것도 대한상의의 제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씨는 대한상의 국제본부에서 러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본부는 해외 사절단 모집과 파견 업무 등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가 잡힌 지난 1일에도 이씨는 아침부터 중소 상공인의 萬?바이어 상담과 출장을 돕기 위해 인천 공항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이씨는 자기소개서는 전형 과정 내내 중요한 평가 자료이기 때문에 정성들여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대한상의 입사를 준비하면서 ‘보여주기식’ 서술보다 경험 위주로 작성했다고 한다. 대한상의에 입사하고 싶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며칠 밤을 새워가며 오타와 조사 하나까지 고쳤다고 했다.
필기시험은 대한상의가 개발한 종합직무능력검사(K테스트)와 논술이다. K테스트는 회사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지원자의 판단력을 테스트하는 문제가 주를 이루며 상식, 한자도 포함된다. 지난해 논술 시험에선 페이스북의 감정 표현 이모티콘 추가와 임금피크제를 연결해 서술하는 문제가 나왔다. 이씨는 “자신이 신문기자라는 생각으로 핵심 내용을 전달하고 쉽고 재미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 면접에선 ‘상공회의소와 임금피크제에 대해 설명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예상치 못한 질문이어서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그는 “채용 시즌에 이슈가 되는 말들을 미리 영어로 정리해두면 영어 면접 대비에 유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학시절 호두과자 판매, 바리스타, 경동시장 나물판매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삶을 체험해본 것이 면접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대학시절 이런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제동향과 정·재계 주요 인사를 파악해두면 면접과 논술에서 ‘디테일(세부 사항)’을 살릴 수 있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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