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본 청주
[ 강경민 기자 ] 청주시는 풍수지리적으로 ‘물 위에 배가 떠 있는 형상’과 같다고 해 주성(舟城)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청주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無心川)을 타고 흐르는 배의 형상이라는 게 풍수지리학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배 모양의 지형과 비슷한 청주가 발전하려면 돛대가 있어야 한다는 한 풍수학자의 주장에 따라 사람들이 돛대 구실을 하는 당간(幢竿)을 세웠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용두사지에 남아있는 철당간(사진)의 유래다. 당간은 사찰에서 법회 등 의식이 있을 때 당(幢·깃발)을 달아 두는 기둥을 뜻한다. 고려 광종 때인 962년 건립된 용두사지 철당간은 국보 41호로 지정돼 있다.
거선(巨船) ‘청주호’에 돛대가 세워지면서 청주 출신 인물들도 순항하고 있다. ‘반역향(叛逆鄕)’으로 낙인찍혔던 고려시대와 달리 조선시대엔 청주 출신 유림들이 과거에 급제해 벼슬길에 오른 인물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천도교 교주이자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의암 손병희 선생, 민족혼을 일깨운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이 청주 출신이다.
청주 인재의 산실은 단연 청주고다. 1924년 개교한 청주고는 1980년대 고교 평준화가 시작되기 전까지 청주를 넘어 충북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고였다.
조선시대 벼슬길에 오른 유림들의 정기를 이어받은 청주 출신 관료들도 수두룩하다. 홍재형 전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신일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 장관, 남재희 전 노동부(현 고용노동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인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변재일(4선), 오제세(4선), 도종환(재선) 국회의원이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청주가 배출한 대표 기업인으로 꼽힌다. 인기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 씨도 청주가 고향이다.
청주=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