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 일대, 15년 만에 제대로 '용솟음'

입력 2016-08-16 17:42  

초고층 주상복합 들어서고
아모레 등 기업 잇달아 옮겨와

면세점 효과로 상권 활기
역사 양쪽에 새 건물 증축



[ 설지연 기자 ]
서울 용산역 상권이 본격적인 팽창을 시작했다. 2001년 용산민자역사가 들어선 지 15년 만이다. 서울 중심부이면서도 용산 주한미군 주둔, 용산철도기지창 개발 무산 등으로 상권이 활성화하지 못했던 이곳이 내년 말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 완료를 앞두고 기업 이전,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및 호텔 준공 등이 잇따르고 있다. 올초 용산역 내 면세점이 문을 열면서 관광객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상권 15년간 제자리걸음

용산민자역사는 2001년 현대산업개발이 개발하고 자회사인 (주)현대아이파크몰(옛 현대역사)이 운영을 맡으며 문을 열었다. 당시 역사 내 대형 복합쇼핑몰인 ‘스페이스9’이 들어서며 이 일대 상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2004년 10월 개장한 스페이스9은 초기 분양률이 99%에 달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쇼핑몰 입점률이 저조해 공실이 속출求?등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자들로부터 영업 활성화 요구를 받은 운영사는 1년 만에 역사 이름을 ‘아이파크몰’로 바꾸고 3000여명의 계약자와 상인, 회사 간 협약을 맺어 위임경영방식으로 2006년 ‘아이파크 백화점’을 개장했다. 건설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이 유통업에 진출한 것도 이때다. 지하철1호선, 경의중앙선, 호남선 고속철도(KTX) 등의 환승역으로 유동인구는 많지만 ‘흘러가는 상권’으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쇼핑몰 적자도 계속됐다. 2008년 금융위기 뒤 인근 철도기지창 부지를 포함한 국제업무지구 통합 개발까지 무산되면서 상권은 장기 침체에 빠졌다.

◆꿈틀대는 용산역 상권

용산역 주변 개발 사업들이 가시화되며 이곳 상권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1~2년 전부터다. 아이파크몰은 2014년 처음으로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올 3월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문을 열며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용산역 앞 제2구역과 3구역은 도시정비사업으로 공사가 한창이다.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용산 푸르지오 써밋’ 등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면서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 이전도 줄을 잇고 있다. 2011년 현대산업개발이 삼성동에서 용산역으로 본사를 옮길 당시 건설업계에선 분양과 임대가 부진한 아이파크몰을 채우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LG유플러스 본사, 대원미디어 본사, 교보생명 용산지사 등도 이 일대로 사옥을 옮겼다.

서울 강북권 단일 건물로 최대 업무빌딩인 아모레퍼시픽 신사옥도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역 증축 계획?발표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문을 연 뒤 방문객이 늘고 있고 공항철도와 신분당선까지 연장 개통되면 유입 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역 양 측면에 들어선 지상 5층 높이 주차장 위로 연면적(건물 바닥면적의 합) 6만3000여㎡ 규모의 건물이 세워진다. 증축 건물에는 영화관 운영업체 CGV 본사가 입점할 예정이다. 교통량 증가에 대비해 주차장도 1층씩 높이기로 했다. 역과 앰배서더호텔(최고 39층), 전자상가단지를 연결하는 160여m 길이의 보행 도로도 건설된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용산역 개발에 처음 뛰어든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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