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호텔사업에 진출한다. 여객 운송을 넘어 호텔, 여행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이 선제적 투자로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항공권과 숙박만 제공하는 '에어텔' 등 관련 상품 판매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호텔사업에 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의 25.9%에 해당한다.
호텔은 마포애경타운이 홍대입구역 인근에 건설 중인 17층짜리 복합쇼핑몰 일부 층에 들어선다. 마포애경타운은 AK홀딩스의 자회사다.
회사 측은 호텔사업 진출로 여객 운송과 연계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텔 상품을 개발, 매출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앞으로 여행사와 렌터카 등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텔사업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라며 "여객 운송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다각화에 따른 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3171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항공기(B737-800) 3대를 2018년까지 구매하기로 했다. 항공기를 임대해 쓰는 기존의 운영리스 방식을 뒤로하고, 직접 구매 및 운용을 병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항공기 직접 구매로 정비비와 리스료 등을 절감할 수 있다"며 "임대 시 부채가 급증하는 위험도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 25대 모두 운용리스 방식이다. 이는 주요 해외 저비용항공사(LCC)가 구매한 항공기 비중을 약 70~90%로 유지하는 것과 차이가 크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 구입한 항공기는 도입 뒤 8여년이 지나야 정비를 받게 된다"며 "정비 시기가 오기 전까진 비용 지출이 없어 정비비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규 항공기가 운영리스보다 정비 빈도도 적은 만큼,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란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정비비가 20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5.9% 증가했다. 이는 영업이익을 끌어내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호텔사업 투자 영향이 불분명한 만큼 성과를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사업 투자가 제주항공에 미칠 영향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투자금 600억원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수익이 발생할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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