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덕에…일본 기업들, 초장기 회사채 발행 급증

입력 2016-08-17 19:53  

"금리 쌀 때 장기로 자금조달"

20~40년 만기 발행액 7000억엔
증시 침체로 공모증자는 급감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은행이 지난 2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이후 일본 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이 바뀌고 있다. 주식을 통한 공모 증자는 급감한 반면 초장기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고 있다.

17일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모 증자에 의한 일본 기업의 자금 조달액은 302억엔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033억엔(92%) 감소했다. 1997년 이후 1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연간 공모 증자액은 수천억엔에 달했지만 올해는 큰 폭으로 줄었다.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인 탓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올 상반기 닛케이225지수가 엔고(高)로 18% 이상 하락한 가운데 기업들이 주식을 추가 발행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증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대신 상환기간이 10년 이상인 장기채권이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떠올랐다. 만기가 20~40년인 초장기 회사채 발행액은 이달 5일까지 7000억엔을 웃돌았다. 지난 2년간 연평균 발행액(약 2000억엔)의 세 배 이상에 달했다.

일본은행이 시중 은행이 맡기는 당좌예금 중 일부에 연 -0.1%의 금리를 적용하면서 회사채 발행 기준이 되는 국채금리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선 좀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철도 운영회사 JR동일본이 지난달 발행한 30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0.39%로 1년 전보다 1.37%포인트 하락했다.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초장기채에 투자자 수요가 증가한 것도 기업의 초장기채 발행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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