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호조…실적·주가 상승 무게
증권가, 주가 눈높이 200만원으로 상향
삼성전자 주가가 18일 160만원을 돌파하며 상장 이후 41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달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150만원을 뚫은 뒤에도 파죽지세로 올라 증시 '대장주'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줬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 실적 개선 추이를 감안할 때 200만원 고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하룻새 시총 10조원 넘게 증가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만4000원(4.73%) 뛴 1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160만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975년 6월 11일 상장 이후 최고가다. 종전 종가기준 최고가는 2013년 1월 2일 기록한 157만6000원이다. 장중에도 164만4000원까지 오르며 2013년 1월 3일 기록한 종전 최고가 158만40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가총액은 전날 221조8541억원에서 이날 232조3377억원으로 하루 만에 10조4835억원 불어났다. 하루동안 증가한 시가총액은 LG전자 전체 시가총액(8조689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고, 현대중공업 시가총액(10조4880억 ?과 맞먹는다.
삼성전자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초부터다. 스마트폰 턴어라운드(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지자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2분기 실적을 내놓은 후에는 상승 탄력이 강해져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150만원을 뚫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조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 평균이었던 7조3800억원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2014년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9분기 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가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목표주가를 200만원까지 제시했다.
특히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7이 실적과 주가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에 대한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며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해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이어서 하반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갤럭시노트7 호조와 메모리 실적 개선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할 만 하다"며 "글로벌 대형 정보기술(IT) 종목들과 비교해 저평가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노트7은 전날까지 약 35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갤럭시S7 예약 판매량(10만대)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갤럭시노트7은 다음 날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해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미국 매체 패스트컴퍼니 등 외신은 갤럭시노트7이 공개되자 '최고의 안드로이드폰', '펜의 르네상스 시대'라며 호평했다.
◆ 삼성發 지배구조 개편 기대 고조
삼성그룹발(發) 지배구조 개편 기대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이날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금융 지주사 설립을 위한 구체적 행보를 시작한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 9%를 추가로 사들여 보유 지분을 23~24%까지 늘리고, 삼성증권 지분도 20%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지주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어야 한다.
삼성생명의 이같은 움직임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재부각하면 이날 삼성그룹주 전반이 상승했다. 삼성생명은 5.37% 올랐고, 삼성화재와 삼성증권도 각각 2.02%, 3.52% 뛰었다. 삼성물산(4.58%), 삼성전기(5.69%), 삼성SDS(3.56%) 도 일제히 상승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이 속도를 낼 것"이라며 "삼성SDS 분할과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완료,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마무리하면 삼성전자 분할에 대한 시장 기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하반기 환율 변수 등이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최대 변수는 환율"이라며 "최근 나타나는 원화 강세로 삼성전자 등 수출주가 부담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민경/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