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태형 기자 ]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1879년 바젤대 교수직에서 물러난 이후 10년간 이탈리아와 스위스, 프랑스 등을 여행했다. 건강을 되찾으러 떠난 여행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그의 사상과 저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니체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실바플라나 호반에서 ‘영원회귀’를 구상하고,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의 이미지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장의 원형이 됐다.
《니체와 걷다》는 여행의 출발점이었던 독일 나움부르크부터 1889년 발작을 일으킨 이탈리아 토리노 광장까지 니체의 여정을 각 장소의 아름다운 풍광이 담긴 사진과 그의 저작 속 명문과 함께 따라간다. 책 속의 니체는 “솔직하게 웃고, 온몸으로 이 순간을 즐기라”며 삶의 기쁨을 전하고 “자기 영혼 속에 있는 영웅을 버리지 말라”며 어디선가 꿈을 놓쳐버린 사람들을 격려한다. 현실에 단단히 뿌리박고, 일과 삶을 사랑한 니체의 인생철학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이신철 옮김, 케미스토리, 160쪽, 1만2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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