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은 참여 않기로
'수주절벽'에 규모 줄어들 수도
[ 도병욱 / 김현석 기자 ] 삼성중공업이 19일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가능한 주식 수를 현재 3억주에서 5억주로 늘린다.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개최해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규모와 방식 등을 확정한다.
유상증자 규모는 1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박대영 사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상증자 규모는 1조원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때와 마찬가지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연내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실권주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 부회장은 시장에 불필요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삼성중공업 주주가 아닌 데다 유상증자 참여 선언으로 흥행을 이끄는 방식도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삼성 계열사가 유상증자를 할 때마다 오너가 참여하는 전례를 만들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때 이 부회장이 나선 것은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였다”며 “삼성중공업 유상증자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불참으로 유상증자 규모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당시 주주배정 청약률은 99.9%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이 직면한 ‘수주절벽’도 증자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세계 조선업계 전체가 수주난을 겪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처럼 수주실적이 전무한 대형 조선사는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 등 경쟁사와 비교해도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 감소세가 가장 가파르다”고 말했다.
도병욱/김현석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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