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 "문화 흐르는 일터로"
[ 김낙훈 기자 ]
서울 구로디지털밸리에 있는 중소기업 카이맥스의 김경자 사장(여)은 요즘 통기타 연습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명의 동호인과 함께 퇴근 후 기타를 배우는 그는 올가을 무대에 설 예정이다. 그는 통기타 연주모임인 ‘G코드’의 회장이기도 하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본부에 모여 2시간씩 맹연습한다. 레퍼토리는 송대관의 ‘네박자’와 비틀스의 ‘렛잇비’ 등이다. 이들은 올가을 서울본부에서 지인 초청 공연을 한 뒤 대구산단공 본부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정애정 영성물산 차장 등 20~40대 직장인 22명은 난타를 배우고 있고 우쿨렐레를 연습하는 직장인도 30여명에 달한다. 모두 가을 공연을 앞두고 있다.
구로디지털밸리와 가산디지털밸리를 뜻하는 ‘G밸리’는 가을이 오면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한다. 길거리 음악공연, 인문학강좌, 당구대회 등 20여 건의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이 지역 입주 기업은 약 1만개, 근로자는 약 15만명에 이른다. 단일 산업단지로는 전국 가장 많은 근로자가 일하는 곳이다.
한국산단공에 따르면 오는 9월 이 지역에서 길거리 음악공연(최대 6회), G밸리 영상문화제, 넥타이 마라톤, 인문학 콘서트, 당구대회 등이 열린다. 근로자를 위한 문화행사들이다.
이 중 하이라이트는 ‘G밸리 문화주간’이다. 산단공이 서울시, 구로구, 금천구 및 관련 자생단체 등과 협업을 통해 여는 G밸리 문화주간은 9월29일부터 10월3일까지 이어진다. 이때 각종 공연과 더불어 당구대회 결선행사도 펼쳐진다.
많은 근로자가 참가하는 ‘한마음 체육대회’도 10월에 개최된다. G밸리에서 탄생한 ‘G밸리밴드(리더 이창주 진흥월드 사장)’는 이 지역 공연에서 한 걸음 나아가 대학로와 홍대 앞 무대에 서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은 “산단이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가 흐르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겨야 젊은이들이 몰려온다”며 “문화는 삶과 직장생활의 활력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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