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판매 없는 '절판 펀드' 올들어 2배 급증…"기존 고객 배려" vs "수익률 정점"

입력 2016-08-21 18:11  

[ 김우섭 기자 ] 고객 자금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절판 펀드’에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객 수익률 관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평이 주를 이루지만 이미 커져버린 ‘몸집’ 때문에 수익률이 정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판매를 잠정 중단한 공모펀드는 모두 7개다. 지난해 3개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공모주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 ‘트러스톤공모주알파 ’ ‘마이다스단기국공채공모주’ 등 공모주펀드 3개가 소프트클로징(펀드 판매 일시 중단)에 돌입했다. 박스권 투자에 강점을 보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과 50, 유리트리플알파 등 롱쇼트펀드 3개도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신한BNPP단기국공채공모주는 조만간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모주펀드는 기업공개(IPO) 전 이뤄지는 기관 청약 단계에서 공모주 주식을 사 수익을 낸다. IPO 기업은 한정돼 있어 펀드 몸집이 커지면 개별 펀드가 가져올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은 줄어든다. 자금?늘어나면 기존 고객에게 불리해지는 구조다. 우준식 동양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신규 상장 기업에 투자할 때 이전엔 펀드의 0.5~1.0% 물량을 배정받았지만 요즘엔 0.2%를 배정받기도 어렵다”며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올릴 수 있는 수익이 줄어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펀드의 몸집이 지나치게 커지면 상황에 맞는 순발력 있는 종목 교체도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소프트클로징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프트클로징 자체를 펀드 환매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재테크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초창기에 투자하면 추가 자금이 펀드에 담은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판매가 중단되면 오히려 반대 효과가 난다”며 “투자자로서는 소프트클로징의 ‘소’자만 나와도 환매하고 다른 펀드에 돈을 넣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올해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간 펀드들은 성과가 부진하다.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의 수익률이 연초 이후 0.56%에 그치는 등 7개 펀드가 평균 0.8%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4.55%)을 밑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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