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성공·나일론원료 공급과잉 해소…16분기 만에 흑자 기대
3일 연속 1년 최고가 행진…신사업도 '저울질'
[ 김익환 기자 ] 카프로락탐(나일론 원료) 생산업체인 (주)카프로가 연일 1년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달 들어 50.67% 오르며 8월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구조조정이 성과를 거뒀고 제품 수급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적이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어 주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목표주가 1만원으로 제시
카프로는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1.91% 오른 6200원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1년 최고가(종가 기준)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가 6000원을 회복한 것은 2014년 1월22일(종가 6050원) 이후 약 2년7개월 만이다.
이 회사 주가는 2011년 3만원 선에 거래됐지만 이후 내리막을 탔다. 지난 1월에는 2000원 선까지 추락했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2865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 중국의 카프로락탐 생산설비 증대와 공급과잉, 그에 따른 카프로락탐 가격 하락이 원인이었다. 카프로락탐 가격은 2011년 한때 t당 356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12월 1265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공급과잉이 일부 해소되기 시작했다. 2013년 일본 우베(연간 생산 10만t)에 이어 스미토모(9.5만t)가 카프로락탐 사업에서 철수한 것이 계기였다. 네덜란드 파이브란트(26만t)도 지난 6월부터 설비 가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시작했다.
카프로는 내부적으로는 임직원의 3분의 1인 100여명을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지난 6월에는 2공장(연산 6만t)을 재가동하며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탰다. 카프로가 올 3분기에 흑자전환하면 2012년 2분기 이후 16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프로락탐 원재료인 암모니아 가격이 내려가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며 “올 3분기에 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만원으로 제시했다.
내년 연간 흑자 달성…신사업 저울질
카프로는 내년에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회사와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카프로는 내년 279억~4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철 카프로 기획팀장은 “인도에 월 6000t의 카프로락탐을 수출하고 있으며 중국 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영정상화도 한층 탄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체들이 경량화 소재인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사용을 늘리는 것도 카프로에 호재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원재료인 나일론 수요가 늘면서 카프로락탐 수요도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 나일론 최종 수요처에서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 20% 선에서 현재 39%로 확대됐다.
카프로는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카프로락탐 사업과 수직계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일론 사업을 우선 저울질하고 있다. 폴리우레탄과 접착제 원료인 헥산디온 생산도 신사업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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