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리모델링 고민하는 은행이 많아진 이유

입력 2016-08-22 13:50   수정 2016-08-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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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최근 구내식당 리모델링을 고민하고 있는 은행 경영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루가 달리 발전하는 핀테크(금융+기술)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성과주의 확산 등 은행들이 직면한 현안이 많은데 웬 구내식당 리모델링일까요. 사연이 있습니다.

오는 9월28일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때문입니다. 김영란법 시행령에 따르면 식사 대접은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을 넘지 못합니다. 이런 기준으로 인해 은행 임직원들도 고민이 많습니다. 특히 개인·기업 대상 영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은 더욱 그렇죠.

시중은행 한 임원은 “가격대를 맞추자니 선택할 수 있는 식당 범위가 좁아지는 데 아무래도 거액 자산가인 우수고객(VIP)이나 대기업 고위 임원을 만날 때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더라고요. 특히 김영란법 시행 초기에는 식사를 대접하는 사람이나, 식사를 대접받는 사람 모두 이런 저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중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대안이 바로 은행 구내식당이라고 합니다. 구내식당 인테리어와 식기, 메뉴 등을 좀 만 손보면 외부 식당을 대체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라네요.

농협은행의 구내식당에 금융권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네요. 서울 서대문 농협은행 뼉÷?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메뉴의 다양성과 신선하고 질 좋은 식자재 덕분에 호평이 많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농협의 마트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농협하나로유통에서 원활하게 식자재 공급이 이뤄지니 가능한 일이겠죠.

농협하나로유통은 농협중앙회와 각 계열사, 지역 농·축협망과 연결되는 전국 최대의 유통 조직이거든요. 농협은행은 농협하나로유통을 통해 전국 친환경 제철 식자재를 공수해오고 있습니다. 제철 과일 외에도 지역 특산물을 메뉴에 포함시키기도 하고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일반 직원을 위한 구내식당 외에도 귀빈을 위한 VIP 구내식당이 별도로 있다고 합니다. 장식용 도자기 등 고급 식기를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 병풍 등을 활용해 사적인 공간을 만들 수도 있고요.

실제 농협은행 임원들은 귀빈과 식사 장소로 이 VIP 구내식당을 선택할 정도라고 합니다. 농협은행 내부에서도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자 간담회나 각종 세미나 장소로 구내식당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요.

김영란법 시행이 금융권 안팎에서 크고 작은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듯 합니다. (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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