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경도 못하는…4·13총선이 '불임국회' 만들었다

입력 2016-08-22 17:33  

추경예산안 처리가 시한도 없이 겉돌고 있다. 이제 다음주면 2017년도 정부예산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간다. 조선 구조조정을 촉진할 지원 예산이 급하다며 추경 논의에 들어간 게 언제인데 수개월째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 국회의 무책임한 행태와 여야 간 대립은 해도 너무한다. 19대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식물국회’가 되더니 20대는 여소야대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불임국회’로 전락했다.

22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며 여야가 합의문까지 발표한 게 벌써 열흘도 더 됐다. 20대 개원 이후 유난스러웠던 ‘민생’이니 ‘협치’니 하는 구호들과 함께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경환 안종범 홍기택 등 3인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추경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로 돌변했다. 이해하기 어렵다. 추경의 필요성만 역설해대는 새누리당도 오로지 ‘실세’의 보호 작전뿐이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 역시 모호한 중재안으로 실리만 챙기려드는 모양새다.

추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것도 제대로 결정할 수 없는 국가로 전락해가는 게 문제다. 외부의 온갖 변수나 도전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불임 시스템이 진짜 위험이다. 4·13총선이 만들어낸 20대 국회의 치명적인 한계다. 아무도 책임이 분명한 리더십을 갖지 못하도록 여야 정치권과 지지자들이 암묵적으로 담합?결과다. 온갖 명분의 개헌론도 본질은 마찬가지다. 나의, 우리 당의 집권 역량이 부족해지자 다른 누구의 리더십도 인정하지 않게 되는 ‘마이너스의 정치’다. 이런 식이라면 내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국회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다.

실업률이 급증하는 경남과 울산에서는 속이 탄다. 11조원 추경 가운데 조선 실직자 지원 2000억원을 포함한 일자리창출 1조9000억원, 국책은행 지원 1조9000억원 등은 특히 적기에 집행해야 효과도 크다. 실업대책 등에 차질이 생기면 구조조정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상반기 세계 무역액이 6년 만에 최저치로 위축된 가운데 우리 수출의 감소폭은 작년의 2배로 늘어났다. 2분기 국내 소비성향도 70.9%로 사상 최저치다. 국회만 모른다.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