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단체 '의기투합'
정부 관련부처·지자체에 완성차·부품·가스사 가세
2020년까지 1만대 보급
충전소 100개로 확대…개별소비세·취득세 감면
[ 김순신 기자 ]
현대자동차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6000만원대(보조금 포함 실구매가 3000만원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를 선보인다.
현대차는 2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연 ‘수소 융합 얼라이언스 발족식’에서 판매 중인 투싼 수소차보다 가격과 성능을 대폭 개선한 2세대 수소차를 2018년 초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세대 수소차는 충전소 등 인프라를 고려해 1회 충전당 주행거리 600㎞대를 목표로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또 올해 말 수소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소 융합 얼라이언스에는 ‘2020년 수소차 1만대 시대’를 목표로 산업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와 울산시 등 지방자치단체, 현대차, 삼천리, SK가스, 효성 등 민간 기업까지 22개 단체나 기업이 참여했다. 국내 수소차 생태계를 키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수소 생태계 조성 위해 뭉쳐
전기자동차와 달리 발전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이 필요 없는 수소차는 가장 청정한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차는 이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높은 차량 가격, 충전 인프라 미비 등으로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1세대 투싼 수소차는 한 번 충전으로 415㎞를 갈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850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정부 보조금 2750만원을 받아도 5500만원이 넘기 때문에 국내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결과 국내에 보급된 수소차는 지자체,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78대뿐이다. 현대차가 2세대 수소차의 출고 가격을 6000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수소 충전소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연구용으로 10기만 운영되고 있다. 관계 부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를 국내에 보급하고 1만4000대의 수소차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충전소도 100개로 늘리기로 했다. 핵심 기술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개별소비세와 취득세를 감면하는 등 구매·운행 지원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 연내 수소버스 출시
권문식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주도의 협의체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며 “이번 얼라이언스 발족이 국내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는 친환경차”라며 “궁극의 친환경차인 수소차 기술은 현대차가 세계에서 독보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말에 수소버스를 최초로 선보이고,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에는 성능과 가격을 대폭 개선한 2세대 수소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수소차 미라이를 선전하려는 도요타보다 현대차가 한발 먼저 치고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2세대 수소차의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모델로 현대차가 2014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수소 콘셉트카 ‘HED-9’을 꼽는다. HED-9은 차체에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대거 적용해 무게를 줄였다. 최대 600㎞를 달릴 수 있는 36㎾급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수소차 보급이 늘면 수소가스의 원료인 천연가스 사용량도 같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수소 생태계 조성은 가스업계에도 기회”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현대차와 수소 관련 부품을 개발해온 협력사만 100여개”라며 “연관 산업 육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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