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직원 행복하니 성과 따라와"

입력 2016-08-25 18:16  

우리 매뉴얼엔 '잡담 많이 할 것' 있어"

성과 닦달하는 회사 되기 싫어
'사무실=소통공간' 시끌시끌해



[ 안재광 기자 ]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데,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 삶은 행복한가요?”

국내 1위 배달주문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사진)는 25일 제주 서귀포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열린 ‘2016 벤처서머포럼’에서 “월급 주고 일 시켜서 성과를 닦달하는 식으로 사업하고 싶지 않았다”며 자신의 ‘행복 경영론’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옆에 있는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때론 행복하고 때론 힘들었다”며 “6년 전 창업 이후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연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소소한 만족’을 많이 줬을 때 직원들 행복감도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그는 연봉이 확 뛰거나 승진을 해도 행복감은 잠시뿐이라고 했다. 대신 초복, 밸런타인데이 등 기념일을 회사에서 챙기고 자주 직원들과 소통하는 게 더 효과가 좋다고 봤다. 직원들 복지만 연구하는 별도의 팀(피플팀)을 구성하고 이벤트를 기획하도록 했다.

잡담을 많이 하는 것도 우아한형제들의 독특한 기업 문화다. 자유롭게 대화하는 가운데 창의적인 아아디어가 많이 나온다고 봐서다. 회사 매뉴얼에 ‘잡담을 많이 할 것’이란 항목까지 넣었다.

회의 공간을 많이 두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회의하려면 회사 밖으로 나가 커피숍에서 자유롭게 하라는 의미에서다. 김 대표는 “회사 인근 1층이 카페 거리여서 이곳에서 주로 회의가 이뤄진다”며 “카페들과 제휴해 커피값은 전부 회사가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입장에서도 회의실이 많이 필요 없어 임대료를 아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문화를 국내 대기업들도 배워가고 있다. 김 대표는 “삼성뿐 아니라 여러 대기업이 회사를 방문해 사무실 공간을 둘러보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우리도 대기업으로부터 조직관리 방법, 법무, 감사 등을 배워 서로 윈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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