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1조원대 스마트 스타디움 시장 '4번 타자' 노린다

입력 2016-08-26 17:55  

통신사 맞수, 그라운드서 한판

KT, 세계 첫 야구경기 VR 생중계
드론 등 ICT 체험장도 마련

SKT, 사물인터넷 기술 접목
미아 방지 솔루션 등 준비

정부도 스타트업 육성 본격화



[ 유정우 기자 ]
교체된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자 타자와의 상대 전적 그래프가 전광판에 뜬다. 동시에 관중의 휴대폰에는 최근 승부에서 던진 공의 구질과 볼 스피드 정보가 전달된다. 영상보기를 누르니 360도 카메라로 찍은 해당 선수의 최신 투구 동작이 나온다. 각종 정보 덕에 야구 보는 재미는 배가된다.

경기장에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VR), 빅데이터 기술 등을 접목한 이른바 ‘스마트 스타디움’ 구축 열기가 뜨겁다. 프로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경기장 내 각종 정보 제공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어서다.


통신업체들이 스마트 스타디움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새로운 수요시장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가입자 연결망 등을 활용해 사업 확장성이 큰 스포츠 시장을 공략하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국가적인 체육행사를 치르기 위해 국내 17개 광역자치단체에 건설한 1만석 이상 경기장은 총 93개. 종합경기장 73개에 야구 전용 경기장과 축구 전용 월드컵경기장이 각각 12개와 8개다. ‘스마트 경기장’ 조성 사업이 본격화하면 1조원대 이상의 새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선수를 친 건 KT다. KT는 지난 4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년 프로야구 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홈 경기 3개를 기가(GiGA) VR 모바일로 생중계했다. VR 기술을 접목시켜 스포츠경기를 모바일로 생중계한 것은 세계 처음이다.

VR 전용 관람석도 설치했다. ‘GiGA VR 전용 관람석’에서는 VR 시청용 HMD(head mount display) 기기 등을 비치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야구장도 ICT 체험장으로 꾸몄다. 경기장 내 ‘KT스퀘어존’에는 VR, 드론, 홀로그램 등의 야구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스크린야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GiGA 스크라이크존’도 선보였다.

SK텔레콤도 준비를 끝내고 실행에 들어간다. SK텔레콤은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기 정보 제공을 비롯해 IoT를 기반으로 한 이용자 편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경기장 주변 자영업자와 연계해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보유기술을 총동원해 인천 문학동에 있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테마파크 수준의 서비스를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김명희 SK텔레콤 IoT솔루션부문장(상무)은 “IoT기술을 접목한 주차 안내와 음식·기념품 주문 결제, 미아 방지 솔루션 등 이용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曼舟構?있다”며 “선수 동작분석 시스템 등을 구축해 선수의 기량 향상과 평가 등에 접목하는 방안도 야구단(SK와이번스) 측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자사가 운영 중인 프로구단뿐만 아니라 축구·야구·농구 등 국내외 프로구단으로 확대해 스마트 경기장 조성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우수한 기술력과 프로 및 생활스포츠 기반의 스포츠 콘텐츠가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 개척과 일자리 창출 등에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9일 양 부처 차관을 공동 위원장으로 한 ‘창조경제 융합스포츠산업 육성 협의회’를 발족했다. 양 부처 실·국장급을 포함한 2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스마트 스포츠 시설 조성과 융복합 스포츠 스타트업 육성 등에 대한 정책 방향을 세우고 세부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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