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64·사진)은 요즘 애가 탄다. 기계 금속 등 전통 제조업이 사는 길은 탁월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을 만드는 것인데 화성 이남의 기업은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우수한 이공계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우수인력 남방한계선’이 존재한다. 이 남방한계선은 서울에서 손쉽게 출퇴근할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경기 성남시 판교나 서울 인근 요지에 연구개발단지를 세워, 주요 국책연구소 분소와 중소·중견기업 연구소, 지원기관 등을 입주시켜 ‘원스톱서비스’ 체제를 갖춰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소재의 건설중장비 전문업체인 수산중공업은 외환위기 때 전 직원이 퇴직금을 중간 정산한 뒤 이를 출자해 위기를 이겨냈다. ‘키코(KIKO)’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했고, 지난 상반기 480억원의 매출에 부채비율은 26%(6월 말)에 불과한 우량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해외 70개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제품을 자기 브랜드로 팔고 있다.
정 회장은 “그동안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미국 독일 일본을 벤치마킹한 뒤 가격 경쟁력을 갖춰 선전해왔지만 이제는 이런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적인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고 국책연구소 인력과 기업 연구인력이 머리를 맞대고 융복합을 통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연구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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