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조선기자재 등 지역 여신업체 실적 부진”
한국기업평가 “2014년 이후 지방은행 건전성 악화 추세”
이 기사는 08월29일(05: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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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과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이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방 중소제조업 경영악화와 부동산 침체 우려가 확산한 탓이다. 지방은행들은 중소기업,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시중은행에 비해 큰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모회사인 JB금융지주는 지난 25일 5년 만기 회사채를 연 1.71% 금리로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투자자 참고 지표’인 채권평가사 시가평가금리(민평금리)인 연 1.64%보다 0.07%포인트 높다. 제 값을 주고 채권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시중은행과의 발행금리 격차도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KB금융지주는 JB금융지주와 같은 날 5년 만기 회사채를 연 1.46% 금리로 발행했다. 두 회사의 5년물 평가금리 격차는 1년 전 약 0.08%포인트에서 최근 0.20%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졌다.
경남은행도 최근 지역경기를 의식해 투자자 관점에서 다소 매력적인 수준의 채권 금리를 제시했다.
지난 24일 공시한 10년 만기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희망공모금리는 최고 연 3.50%다. 약 10개월 전 발행 당시 금리와 같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6월 연 1.25%로 0.25%포인트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경남은행은 투자위험 요인으로 “조선, 해운업 침체와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기자재 등 관련 납품업체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고 썼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방은행 부실채권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지방중소제조업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시중은행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신규 부실채권발생 비율(직전 1년간 누적 기준)은 경남은행(2.8%), 제주은행(2.3%), 대구은행(2.2%), 부산은행(1.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3월말 현재 지방은행 여신은 대기업 8%, 중소기업 61%, 가계 28%로 구성돼 있다. 시중은행은 대기업 19%, 중소기업 33%, 가계 47%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2014년 이후 시중은행들의 실질 자산건전성 지표는 좋아지고 있는 반면 지방은행들은 나빠지는 추세”라며 “경남지역은 조선업황 부진으로 산업·고용·부동산 지표가, 호남지역은 부동산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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