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한경닷컴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분석한 1985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30년간의 대입배치표(4년제 종합대·정시모집 기준)에서 특색 있는 변화를 보인 전공은 통계학과였다. 1980년대 잘 나갔던 통계학과는 최근 들어 다시 우수학생이 몰리고 있다.
☞ <표>1985~2015학년도 문·이과 커트라인 상위 20개 학과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는 1985학년도 종로학원 배치표에서 자연계 학과 중 13위, 1990학년도 9위를 각각 기록했다. 은행·증권사 등 금융권 입사 수요가 늘어나던 흐름과 맞아떨어졌다. 이금수 EBS 진로진학 담당 전속교사는 “사회적 추세와 연결돼 인기를 끈 학과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의학계열 학과 선호도 상승과 맞물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통계학과가 재진입한 것은 2015학년도. 자연계가 아닌 인문계 상위권 학과로 분류된 게 특징이었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가 인문계 모집단위 커트라인 상위 20곳에 포함됐다.
통계학과는 대학에 따라 인문계와 자연계로 나눠 모집하고 있다. 여러 분야에 응용 가능한 통계학의 특성 덕분이다. 학문간 융합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박인호 용인외대부고 3학년부장은 “대입배치표는 사회변화를 빠르게 반영한다. 빅데이터가 주목받고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화제를 끌면서 통계학과가 다시 뜨고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 인기를 누린 요인과 지금 각광받는 맥락이 다르다는 얘기다. 박 부장은 “예전의 통계학과 인기는 금융권 취업이 잘 됐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통계학 전공자의 다양한 쓰임새가 조명 받고 있다”며 “같은 인기라도 배경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인접 분야와 연계한 데이터 전문가로 통계학 분야 진로가 다변화하는 흐름이다.
김철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한국통계학회장)는 “이전과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프로구단에 고용돼 야구 경기의 각종 통계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은 졸업생도 생겼다”면서 “사회가 고도화되고 전문적 통계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가 생겨나면서 통계학의 활용범위가 넓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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