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철강 자체 생산…6개월새 주가 두 배 '신바람'
풍력타워 이음새 세계 1위
불황기 투자한 전기로 가동 땐
원재료 비용 20% 낮춰 수익 개선
증권사 목표 주가 3만3000원
[ 김우섭 / 임도원 기자 ] 풍력발전기 부품을 생산하는 태웅은 2007년엔 시가총액 2조1114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대장주’였다. 지금의 코스닥 시총 1~2위 기업인 셀트리온 다음카카오 등과 대장주 자리를 다퉜다.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가 추락하고 신재생에너지 업황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총이 23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던 옛 ‘코스닥 거인’ 태웅의 귀환이 시작됐다. 바닥을 찍은 국제 유가가 오르고 불황기에 결단한 전기로(전기를 이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 투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다. 태웅을 분석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다시 등장했고 ‘매수’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 1위 기술로 주가 상승
태웅은 30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2.64%(700원) 오른 2만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긴 하지 ?연초 이후 70% 가까이 상승했다. 사상 최저점이었던 지난 2월12일(1만2250원)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유가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가 지난 1월 28달러(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 기준)까지 떨어지는 과정에서 주가는 저점을 찍었다. 유가가 저점 대비 50% 이상 오르자 주가도 뛰었다. 유가가 오를수록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망이 밝아진다는 분석 때문이다.
태웅의 주력 품목은 여러 개로 나눠 제작되는 풍력타워(풍력발전기의 몸통)의 이음새인 타워플랜지(tower flange)다. 10여m 길이의 풍력타워 섹션을 조립하는 데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풍력타워가 무거운 풍력발전기를 머리에 이고, 센 바람을 받으며 돌아가는 바람개비의 저항까지 버텨내려면 ‘이음새’ 역할이 중요하다. 1981년부터 생산해온 금속 단조제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타워플랜지를 생산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 회사 타워플랜지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30%대로 업계 1위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전 용량이 5㎽를 넘는 대형 풍력발전기 설치가 늘어나면서 대형 타워플랜지 제작에 강점을 지닌 태웅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 17일 태웅에 대한 조사분석(커버리지) 보고서를 다시 내면서 목표 주가를 3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불황에 투자한 전기로가 ‘효자’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달 본격 가동되는 전기로가 추가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웅은 철강산업이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2013년 총 4500억원을 투입해 연산 120t 규모의 전기로를 짓기 시작했다. 국내외 철강사에서 조달하던 원소재를 자체 생산하기 위해서다. 전체 매출의 70% 안팎을 차지하는 원재료 비용이 20%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용도 태웅 회장은 “원재료를 자체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소재 생산에서 단조, 가공 등 일괄생산 체제를 구축한 국내 첫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전기로가 수익을 내기까지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태웅 전기로의 손익분기점은 연 50만t(가동률 70%) 수준. 손익분기점은 2018년(56만t 생산)에 넘어설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전기로 가동률이 90% 수준에 달하는 2019년 매출 원가가 10% 정도 하락할 것”이라며 “이후엔 연 3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태웅홀딩스와 대주주의 지분을 합하면 51.91%에 이르고 있어 일부 지분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우섭/임도원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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