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91%는 재원 대책도 없이 '묻지마 발의'
[ 임현우 기자 ] 20대 국회 석 달 동안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1677건(28일 현재)으로 이 중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법안은 151건(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법안 한 건이 통과될 때마다 평균 3500억여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비용추계서가 없는 1526개(91%) 법안까지 합하면 천문학적인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법안 1677건 중 국회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151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연간 52조8540억원의 재정지출 증가 또는 세수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법안 한 건에 평균 3500억2711만원의 재정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국가 재정 부담이 큰 대표적 법안은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기초연금법 개정안’이다. 기초연금을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으로, 더민주의 총선 공약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연평균 7조2090억원의 재정을 추가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군용비행장 인근 주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인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의 ‘군용비행장 소음피해 보상법안’에는 연 2조4892억원,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의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연 8조1818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의 국가 재정이 필요한 법안이 49건이나 됐다. 김학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쏟아내는 복지 법안이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