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복지가 경제에 부담"
경제둔화 못 이기고 혜택 축소
[ 박진우 기자 ] ‘복지 천국’으로 불리는 덴마크가 세금을 깎고 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경제개혁안을 시행한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저성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덴마크 정부는 30일(현지시간) 향후 10년간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한 ‘더 강한 덴마크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소득세율을 낮추고 연금수급 연령을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2025년까지 25만개 일자리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덴마크 정부는 연간소득이 50만~100만크로네(약 8000만~1억7000만원)인 고소득층에 대해 소득세율을 2025년까지 최고 5%포인트 인하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보다 소득이 적은 사람에 대한 세율도 내리기로 했다. 소득세 인하로 근로 의욕을 높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과도한 복지지출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연금 수급연령을 현행 67세에서 67.5세로 올릴 계획이다. 조기 퇴직 연령도 6개월 늦춰진 63.5세가 된다. 이번 조치로 정부 여유 재정이 120억크로네에서 2025년엔 570억크로네까지 늘어날 것으로 덴마크 정부는 보고 있다. 복지 비용을 축소해 마련한 재원으로 2025년까지 650억크로네를 경기 진작을 위해 투입할 계획이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다음 세대에 독일이나 스웨덴과 같이 높은 수준의 복지를 물려줄 수 없다”며 이번 개혁의 배경을 설명했다. 개혁안이 시행되려면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의회 내 협상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덴마크 경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위기가 닥친 2009년 -5.1%의 역(逆)성장을 경험한 이후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덴마크의 경제성장률은 작년에도 1.2%에 머무르면서 스웨덴(4.1%), 독일(1.7%)보다 뒤처졌다. 과도한 복지 시스템과 세금도 부담이다. 국민소득 대비 납세액과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을 나타내는 국민부담률은 2014년 기준 5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평균인 34.2%를 크게 웃돈다.
덴마크 정부는 영주권 취득을 위한 의무거주 기간도 6년에서 8년으로 강화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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