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수익률 보증수표'의 도전…"지금껏 보지 못한 한국형 IB 만들겠다"

입력 2016-09-01 16:21   수정 2016-09-01 16:24

인터뷰

한국형 헤지펀드 상품 출시부터
신생기업에 투자하는 역할까지
자본시장 돈 돌게하는 IB 목표

베트남 등 亞 신흥국 투자 집중
'최고 수익률' 보장 못하지만
안정적·장기적 수익 가져다 줄 것



[ 김우섭 기자 ] “이제껏 보지 못한 한국형 투자은행(IB)을 만들겠습니다. 창의적이면서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상품을 만드는 것부터 신생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에 이르기까지 IB 본연의 사명을 다할 겁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58·사진)은 지난달 31일 “은행이 하지 못하는 일을 증권회사가 해달라는 게 정부의 바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5000억원 증자를 결정한 뒤 처음으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다. 강 사장은 “세계적인 IB와 견줄 수 있는 투자은행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신한금융투자 전신인 옛 신한증권에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 2012년 신한금투 최초로 ‘증권맨’ 출신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올해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로는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한 강 사장은 “이번 증자로 자기자본 3조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한국형 헤지펀드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 것”이라며 “자본시장에 돈이 돌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투에는 오는 6일 5000억원 규모의 증자 자금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3조160억원까지 불어나게 된다.

▶오랜 바람이던 증자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늘어난 자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정부가 바라는 것은 은행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달라는 겁니다. 결국 IB로서 제 역할을 해달라는 것인데 의욕만 앞세워선 안 되겠지요. 작은 기업부터 투자해 역량을 차근차근 키우겠습니다.”

▶‘제대로 된’ IB를 자주 강조하셨는데요.

“저성장의 늪에 빠져드는 한국 경제에서 유일한 활로가 바로 IB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직접투자 역량을 갖춘 회사가 살아남겠죠. 수익성 한계에 직면한 수수료 중심 비즈니스를 지속하더라도 직접 돈을 굴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방향이 향후 증권사 생존의 키워드가 될 겁니다. 증권사를 넘어 글로벌 IB로 가기 위해선 대형화가 꼭 필요했습니다. 증자를 한 이유입니다.”

▶프라이빗에쿼티(PE) 역할도 할 생각인지요.

“맞습니다. 이제 막 태동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이나 PE 등의 역할도 할 계획입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지요.”

▶구체적인 방안을 소개해주시죠.

“한국형 헤지訃躍?만들 예정입니다. 투자자들에게 받은 자금이 산업계 등으로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리스크(위험)를 안 지고 성장하긴 어려운 시기가 됐습니다. 리스크를 지더라도 제대로 된 IB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헤지펀드의 운용방안이 정해졌습니까.

“연 몇 %의 수익률을 내겠다는 식으로 운용해선 무책임합니다. 절대 수익형이라고 선전하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 얼마나 많습니까. 다만 시장 흐름에 관계없이 고객 관점에서 변동성을 줄이는 데 신경 쓸 겁니다. 한 번에 많이 버는 것보다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것을 큰 방향으로 잡고 있습니다.”

▶조직도 많이 바꿔야 할 텐데요.

“지난달 1일 조직개편을 통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준비팀을 경영기획그룹 직속으로 설치했습니다. 각 전문가들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등록 이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해나갈 것입니다.”

▶증자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지요.

“직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상위 5개 대형사가 인수합병(M&A)과 자본확충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해온 것과 달리 신한금융투자는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레버리지 규제 내에서 어떻게 하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 노력을 쏟기도 했습니다. 증자로 인해 이런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 같습니다.”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습니까.

“롤모델은 없습니다. ‘한국의 골드만삭스가 되겠다’는 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선진 IB의 장점을 흡수하고 실패 사례를 연구해 한국형 IB를 만들 겁니다.”

▶많은 증권사가 선진 IB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실패했습니다.

“단기간에 골드만삭스를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작은 투자라도 많이 해서 성공 사례를 축적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큰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에겐 좋은 두뇌가 있습니다. 창의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선진 IB가 가지 않은 새로운 길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는데요.

“해외에선 기본적으로 아시아 신흥국에 집중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여기에 특화한 회사가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했습니다. 저성장에 빠진 한국보다 성장하는 국가에서 더 나은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지의 유망한 투자대상을 찾아내 고객에게 제공한다면 한국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들었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고객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쉽지 않습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주겠다는 말은 못합니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줄 순 있습니다. 고객이 장기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하겠습니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에 돈을 맡긴 고객은 평균적으로 5.66%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렸다)

▶전략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주가연계증권(ELS) 시대는 저물었습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ELS를 계속 파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수익률과 리스크를 고려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다양한 구조화 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맞춤형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란 얘기로 들립니다.

“공모펀드도 더 이상 성장하기 쉽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자산관리가 가능한 사모펀드의 시대가 올 겁니다. 증권사에서도 정형화된 상품보다는 개인 맞춤형 랩어카운트 같은 맞춤형 상품이 인기가 있죠. 재테크의 기본 개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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