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왜 더딜까

입력 2016-09-04 17:11   수정 2016-09-04 17:41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플로리다주립대 존스홉킨스대 에모리대 등 공동 연구진이 지카바이러스 치료 후보 물질을 발견했다고 지난달 말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지카바이러스는 뎅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모기에 물려 생기는 감염성 질환이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뇌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소두증(小頭症) 아기가 태어난다.

연구진은 지카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약품과 세포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죽지 않게 하는 물질 두 가지를 찾았다. 최대한 빨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현재 확보된 물질 중에서 지카바이러스 치료제로 쓸 수 있는 물질을 검토했다. 그 결과 기생충 약으로 쓰인 ‘니클로사마이드’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의 손상을 막는 것으로 알려진 ‘엠리카산’의 효과를 확인했다. 이밖에 지카바이러스 치료에 후보 물질 10여가지도 발견했다.

하지만 치료제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니클로사마이드를 제외하고는 임신부에 대한 사용이 승인되지 않아서다. 게다가 임신부를 대상으로 신약 효능·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논문 주저자 중 한 명인 송홍준 존스홉킨스대 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임신은 사람들이 건드릴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제 시동을 건 것일 뿐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로 꼽힌다. 1단계인 임상 1상에서는 주로 후보 물질의 독성을 확인한다.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2상에서 효능을 시험한다. 마지막 단계인 3상에서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를 모집하는 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간다.

임상 환자 모집이 쉽지 않아 신약 개발 속도가 더딘 분야 중 하나가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갑작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에 뇌졸중 환자가 언제 어디서 생길지 모른다. 이런 이유로 아리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뇌졸중 이후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메디포스트 등이 개발하고 있는 희귀 질환 치료제도 임상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은 분야다. 환자 수가 20만명 이하인 질병이 희귀 질환으로 분류된다. 환자 발생 자체가 드문 일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 임상 3상을 면제해주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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