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증가속도 조절해야"
[ 이태명 기자 ]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이 5000억원에 육박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4% 늘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저축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특수를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1~6월 저축은행 당기순이익(합계)은 4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8억원 증가했다.
대출금이 1년 전보다 7조원 넘게 늘면서 이자이익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저축은행 이자수익은 1조49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25억원 늘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02억원 증가하는 등 비용이 늘었으나 이자이익 증가분이 이를 상회했다. 총자산도 급증했다. 상반기 저축은행 총자산은 약 4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7조3000억원(18.3%) 늘었다.
건전성도 좋아졌다. 총여신 중 1개월 이상 원리금을 못 갚은 대출 비중을 의미하는 연체율은 올 상반기 7.7%로 전년 동기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 모두 떨어졌다. 또 상반기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8.7%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순이익 급증은 은행권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은 올해 상반기 1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조1100억원)보다 4조원가량 늘었다. 33%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은 527조2296억원에서 586조6820억원으로 1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권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부실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축은행의 연체율 등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자산 증가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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