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릉지 보존 위해 기존 도로 활용…한광교회·이슬람사원 존치
용적률 높여 5757가구 건립…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 거쳐 변경안 마련
[ 조수영 기자 ]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 한강변 재개발 지역인 한남뉴타운3구역 재개발 가이드라인이 확정됐다. 한남뉴타운 전 지역을 관통하는 지하도로 건립 계획은 백지화됐다. 대신 한광교회, 이슬람사원 등 일부 지역을 존치해 재개발하기로 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을 위한 행정적 절차가 사실상 정리되면서 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지하도로 건립 백지화
4일 서울시와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개발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용산구청과 조합 측에 통보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확정된 가이드라인에서 우선 한남뉴타운 전 구역을 관통하는 지하도로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이 도로는 당초 한남오거리부터 미군부대 지역을 지나 용산까지 지하로 연결해 이 일대 교통난을 해소한다는 목적 막?구상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개통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구릉지 보호’라는 한남뉴타운 개발 기조와도 맞지 않고 도로 건립 비용을 전액 서울시가 부담하기로 한 점도 타당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대신 서울시는 구역 내 기존 도로를 최대한 이용키로 했다. 지역 내 공원도 구릉지형에 맞게 재배치했다.
서울시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3구역 내 일부 지역을 존치해 재개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한남3구역의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 잡아 랜드마크 역할을 해 온 한광교회를 비롯해 이슬람사원과 그 주변 일부 지역을 존치키로 했다. 서울시는 한광교회가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판단하고 재개발 이후에도 공공시설로 활용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된 뒤에도 한광교회가 지역 랜드마크가 되도록 공간을 배치했다”며 “지역 커뮤니티시설, 창업시설 등을 마련해 주민 간 만남의 장소, 과거 흔적과 한남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남3구역은 또 7개 블록으로 나눠 저층 아파트, 테라스하우스 등 개성 있는 주거단지로 개발한다. 정진국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와 백운수 미래이앤디 대표 주도 아래 일곱 명의 공공건축가가 각 블록을 맡아 설계하고 있다.
남산 경관 등 공공성을 고려해 최고 높이는 90m를 넘지 않도록 했다. 서울시는 새롭게 확정된 가이드라인을 통해 불필요한 도시계획 시설을 없애면서 밀도도 다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치·특화개발 모델 첫 도입
한남뉴타운은 한남동·보광동 일대 111만205㎡로,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뒤로는 남산, 앞으로는 한강을 조망하는 배산임수 지형으로 강북의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총 5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 가운데 면적이 가장 큰 3구역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 3구역은 앞서 건축심의에서 일곱 차례나 보류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서울시는 그간 사업이 지체되면서 발생한 금융비용은 충분한 사업성 확보를 통해 보전해 준다는 방침이다.
일부 지역을 존치한 채 재개발하고 블록별로 특화된 설계를 적용하는 방식은 한남3구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3구역이 명품 단지로 성공하면 ‘서울형 재개발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달 중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을 거친 뒤 가이드라인에 맞춰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을 마무리한 뒤 정식 건축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인 반면 조합 측은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칠 수 있도록 건축심의를 조건부로 마무리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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